케이블TV의 대부업 광고 비중이 지상파TV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케이블TV 채널에서는 청소년 시청 보호시간과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대부광고를 방영하고 있으며 어린이 시청 비율이 높은 애니메이션 채널에서도 대부업 광고가 방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 모임'은 지난달 23일(수요일), 25일(금요일), 26일(토요일) 어린이와 청소년이 시청 가능한 오후 4시부터 가족 시청 시간대가 포함된 자정 사이에 노출된 대부업 광고 편성 현황과 광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13일 밝혔다.
방송 모니터는 KBS2, MBC, SBS 등 지상파TV 3개 채널과 OCN, 채널CGV, YTN, 투니버스 등 4개의 케이블TV 채널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광고와 토막 광고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 기간 케이블TV의 대부업 광고 비중이 지상파TV보다 훨씬 높았다.
채널CGV의 대부업 광고 비중을 보면 지난달 23일 11.5%에 달한 데 이어 25일에도 11.4%를 기록, 모니터 대상 중 가장 높았다. 같은 영화 채널인 OCN 역시 9.6%의 비중을 보였다.
이에 비해 KBS2의 경우 23일에 대부업 광고가 방영되지 않았으며 26일에서야 전체 207편의 광고 중 1편을 방영해 비중이 0.5%에 불과했다.
케이블TV에서는 심지어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로 시청하는 투니버스에서도 25일, 26일에 각각 9편과 2편의 대부업 광고가 방영됐다.
대부업 광고 편성 시간대에서도 지상파와 케이블TV 간에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지상파TV의 경우 KBS2를 제외하고는 편성시간이 밤 10시 이후였으나, 케이블TV에서는 청소년 보호 시간대인 오후 4시부터 밤 10시 사이에도 무차별적으로 대부업 광고가 편성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니터 대상이 된 대부업 광고는 총 11종 14편인데, 이 중 8편에 시청자에게 낯익은 유명 연예인이나 방송인이 출연하고 있으며 대부업 광고 대부분이 '무이자'와 '무담보'라는 미끼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최대 대출 이자율과 연체 이자율, 대출에 따르는 추가 비용에 대한 안내는 알아볼 수 없게 고지하고 있으며, 고금리인 대부 상품 이용을 경고하는 문구도 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 모임'은 "지상파나 케이블TV와 같은 공공적 매체의 대부업 광고에 대한 규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대부업 광고를 계속 허가하는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심의 기준에 대한 사회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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