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준식기자][국내최초이자 세계 2번째.."고로 도입전 기술확보"]
현대제철이 11일 국내최초로 전기로를 통해 210mm 두께의 슬래브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자동차 강판으로 쓰일 수 있는 슬래브 생산은 세계에서는 동경제철에 이어 2번째다.
슬래브는 고로나 전기로에서 만들어진 쇳물을 강판으로 제조하기 전에 만드는 두꺼운 철판덩어리다. 열간압연 공정을 하기 전에 필요한 중간생산물이기 때문에 두께는 50mm에서 350mm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10mm짜리를 일반적인 슬래브로 인정한다. 고로를 가지고 있어야 이 두께의 슬래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철(스크렙)을 녹여 강판을 만들던 전기로 제철회사인 현대제철은 기존 55mm 두께의 얇은((thin) 슬래브 만을 만들어 왔다. 철광석을 녹이는 고로가 없고, 고철로 만드는 쇳물은 불순도가 높아 두꺼운 슬래브를 만들기 어려웠다.
순도가 낮은 쇳물로 두꺼운 슬래브를 만들면 불순물 함유량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생산이 불가능했다. 때문에 이 회사는 포스코나 브라질 CVRD 등에서 210mm짜리 슬래브를 연간 200만톤씩 공급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전기로 제강기술은 두꺼운 슬래브를 만들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 이로 인해 미국 뉴커는 전기로로 슬래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고, 전기로 회사인 일본 동경제철은 이 기술을 실제에 적용해 최근 210mm 슬래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동경제철은 또 자체생산한 슬래브로 자동차 강판용 소재를 만들어 토요타자동차에도 납품하기도 했다.
전기로 기술이 이 같이 발전하자 현대제철은 반년 전부터 210mm 슬래브 연주기 가동준비를 시작했다. 특히 당진의 A열연공장에는 한보철강이 사용할 예정이던 이 규격의 연주기가 있어 기술만 확보되면 210mm 슬래브 생산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
여기에 2010년 고로 건설을 앞두고 있는 현대제철은 쇳물에서부터 최종제품인 열연강판까지 생산하는 일관제철공정을 안정화하기 위해 슬래브 제조를 위한 기술안정화가 필요했다. 장치산업인 일관제철소의 특성상 생산과 품질이 일정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연구개발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신규 연주기 가동을 통해 일찌감치 210mm 슬래브 조업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강종의 슬래브를 생산할 수 있다"며 "고로에 맞는 슬래브 가열온도와 압연압력, 압연속도 등 데이터를 2년간 축적해 2010년 일관제철공정에 바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이와 관련 현대하이스코와 현대기아차 연구인력들을 당진 철강연구소에 집결해 제강, 연주 및 압연기술을 선행연구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최근 열연강판에 대한 일본의 새로운 공업규격인 신JIS 규격을 획득했다. 이 규격은 2005년 새롭게 규정한 공업인증으로 2008년 10월 이후에는 모든 규격이 새 것으로 전환된다.
박준식기자 win0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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