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동하기자][25P 급락에도 2000억 '사자'…"상투잡나" "場주도 가능" 논란]
개인의 증시참여 열기가 뜨겁다. 특히 최근 이틀간 평균 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게다가 4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펼쳤다.
이에 비해 외인들은 차익실현에 열중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25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과연 이번에도 외인들은 개미를 제물로 삼고 승리를 거둘까.
국내 증권업계는 "조정 우려가 높아지며 과거처럼 개미들이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급등장에서 소외됐던 개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뒤늦게 참여하는 시점은 늘 조정의 시작이었다는 경험을 떠올리고 있다.
반면 '똑독해진 개인'이 이번만큼은 올바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
◆몰려든 개미군단, 이번에도 조정?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지수가 25.76포인트 급락하는 동안 개인들은 2100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인들은 최근 1년새 최대 규모인 4288억원을 순매도했다. 전일에도 개인은 2200억원을 순매수했고, 외인은 37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개미처럼 밀려들면 주가가 정점에 이른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는 이유다.
신영증권이 조사한 결과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인 투자자의 매매 동향이 증시의 방향성과 일치한 사례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5%와 33%에 그쳤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 64%, 코스닥 60%였고 기관은 코스피 54%, 코스닥 63%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개미들의 방향성 예측능력은 외인과 기관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증권가에는 조정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14조원 가까이 확대됐고 증권사의 신용대출 잔고는 이미 5조3000억원을 넘어서며 '임계현상'을 예고하고 있다.
◆개미, 이번만큼은 다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개미의 영향력은 외국인이나 기관의 영향력에 비해 절반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시장 방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정도로 세졌다"며 "개인의 신용거래가 크게 늘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은 없고, 조정도 건전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선 개인들이 매수시점을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기관들의 매수여력이 확대되고 있고, 개인들도 꾸준히 매수주체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박진석 칸서스자산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수급만 감안할 때 조정이 올 경우 더욱 개선되면서 조정의 폭을 줄일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기관이 투자하지 않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개인들의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신민석 연구원은 "IT 부품주가 모처럼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개인들이 선호하는 인수합병(M&A), 줄기세포 등 테마별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하기자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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