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호기자]한국 증권맨은 말이 아닌 마음으로 통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한국말이 서툰 저를 배려해 회의때 말을 천천히 하는 등 사소한 것들에서 따뜻함을 느낍니다”.
올 1월 신영증권 해외사업부에 입사한 수잔 프리스는 국내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가운데 보기드문 미국인이다.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수잔은 신문에 게재된 모집광고를 보고 신영증권을 찾았다고 한다.
수잔이 신영증권 해외사업부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다양하다. 업무 경력이 풍부해서가 아니라 이제 갓 증권업무를 배우다보니 이것저것 할일이 많은 탓이다. 지금은 선물옵션 트레이딩을 배우며 조금씩 증권업무를 알아가고 있다.
수잔이 증권사에 종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아니다. 수잔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뜻밖에도 한국의 정치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남북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등 타 국가와는 다른 정치상황이 그녀에게는 호기심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미국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면서 한국의 정치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결국한국에서 직접 보고 배우는 것이 한국의 정치사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됐습니다”.
그녀가 갑잡스럽게 금융계에서 일하게 된 것도 그녀의 이러한 관심과 연관이 없지 않다. 정치사를 배우는 과정에서 각종 정책을 알게 됐고 결국 정책의 핵심인 금융분야에서 한번쯤 일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LA에 살다보니 증권산업의 메카인 월스트리트도 가보지 못했어요. 제가 미국도 아닌 한국 증권사에서 근무하게 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지만 지금은 증권업계 초년생으로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에 온지 올해 2년째인 수잔은 한국어를 곧잘한다. 한국에 오기위해 미국에서 1년간 한국어 공부를 했다는 수잔은 말만 빠르지 않다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다. 그녀는 또 한국어 뿐만 아니라 스페인어에도 능통해 어학에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다.
현재 신촌에 살고 있다는 그녀는 사귄지 6개월 된 남자친구도 있다. 물론 남자친구는 한국사람이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 사람이 친절하다는 얘기는 수도없이 들었지만 직접 한국에 와서 경험에 보니 그말이 사실인 것 같아요. 일하는 문화 등 미국과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한국 직장인, 특히 증권맨은 나름대로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습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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