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홍혜영기자][펀드 60%가 수탁액 100억원 이하…작은 펀드는 수익률 변동성 커]
펀드 시장이 활성화된 가운데 수탁액 규모가 작아 '소외된' 펀드들도 늘고 있다. 전체 펀드 가운데 60%가 수탁액 100억원 미만의 소형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5월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운용되는 펀드수는 8472개다. 펀드수 규모론 세계 1위 수준이지만 펀드 하나당 수탁액은 288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수탁액이 100억원 이하인 펀드는 전체의 63%인 5359개에 이른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펀드를 제외하더라도 공모펀드 2958개 중 93.3%인 2761개가 수탁액 1000억원 이하다. 펀드수탁액 상위 100개 펀드의 수탁액이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
◇ 펀드, 버려지는 이유는 = 2003년부터 현재까지 상환된 펀드만도 6122개로, 평균 운용기간은 15개월에 그친다.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사라지는 펀드가 허다한 셈이다.
정태진 한국펀드평가 펀드애널리스트는 "한정된 펀드투자 규모 수준에서 펀드수가 많아지면 펀드당 운용규모도 작을 수밖에 없다"며 "또 성과가 좋지 않은 펀드는 판매사와 투자자에게 외면을 당해 '작은 펀드'로 버려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펀드 성과가 나쁠 경우 운용사에선 새로운 펀드를 다시 만들어낸다. 결국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때로는 펀드의 이름을 바꾸고 펀드매니저의 교체라던가, 운용방침 수정을 통해 새로운 펀드처럼 다시 판매를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 펀드, 작을수록 불리? = 수탁액 규모가 작을수록 수익률이 떨어질까. 수탁액 규모와 수익률의 관계를 단정하긴 어렵다.
채권펀드의 경우 채권 한 종목이 수십 억원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펀드 규모가 작으면 운용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주식펀드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편이다.
다만 펀드 수익률의 '부침'이 큰 편이다. 편입 종목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개별 종목의 주가 등락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또 환매가 일어날 경우 펀드 수익률이 급등하기도 한다.
정 애널리스트는 "1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의 경우 환매가 급격히 일어나면 환매 수수료가 펀드 순자산에 다시 포함되기 때문에 기준가가 갑자기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 '큰 펀드'를 골라야 할까 = 전문가들은 "펀드매니저가 제공하는 최상의 운용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적정 규모의 펀드를 찾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설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펀드가 소규모로 남아 있을지 대규모 펀드가 될지 미리 예측하긴 쉽지 않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의 경우 이미 일정 규모 이상의 설정액을 유지하고 있는 펀드 중에서 투자대상을 선정하거나 과거 펀드 관리 능력이 우수한 운용사를 고르는 안목을 기를 필요가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작은 펀드가 많아지면서 다수의 펀드를 관리하는 데 따른 운용비용이 증가한다"며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의 역량이 분산되면 펀드 성과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혜영기자 bigy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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