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정재형기자]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등 전세계적인 금리 상승 분위기 때문에 인수·합병(M&A) 붐이 위축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M&A 붐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몇년간의 저금리는 폭발적인 M&A 붐을 가능하게 했다. 지난해 M&A 규모는 4조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등 사모펀드들이 차입매수(LBO) 등으로 대규모 딜을 주도했다.
◇ 차입 비용 늘어난다
금리가 오르면 사모투자회사들 의한 LBO 등 일부 딜은 무산될 수도 있다. 금리 인상은 차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에서 LBO는 전체 M&A 딜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했다.
정크본드 시장에서는 차입 비용이 이미 늘어나고 있다. 메릴린치 자료에 따르면, 평균 수익률은 지난 5월 중순보다 0.25%포인트 상승해 7.66%에 달한다. 10억달러를 빌리면 연간 250만달러의 이자가 추가로 늘어난 것이다.
허브 인터내셔널 홀딩스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8일 정크본드 판매 규모를 당초 7억9000만달러에서 7억달러로 줄이고 수익률을 높였다.
ECB는 지난 6일 금리를 4%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유로존의 금리는 18개월전의 2배가 됐다.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낮아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계속 인플레이션을 강조하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급격히 상승, 심리적인 저항선인 5%선를 돌파했다.
◇ "M&A 붐 멈추지 않는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주 전세계적으로 발표된 M&A 규모는 750억달러로 4월과 5월의 1000억~2850억달러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M&A 붐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크건 작건 여전히 많은 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들어 전세계 LBO는 4995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배 규모다.
사모펀드의 딜은 전세계 M&A의 20%로 4년전 11%에서 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올해 미국에서는 LBO가 전체 M&A의 35%를 차지했다.
M&A자문사인 해리 윌리엄스의 글렌 거체프는 "금리보다는 감당할 수 있는 차입 규모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탠더드 라이프 투자의 밀리건도 "금리는 단지 M&A라는 방정식의 일부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회사는 채권 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경제가 좋아진다는 사실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또 일부는 차입 비용 증가로 딜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사모펀드가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추가로 5000억달러가 더 투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사모펀드, DLJ 머천트 뱅킹 파트너스 최고 경영자인 스티븐 래트너는 "우리는 주식이나 채권시장이 특별히 나쁘거나 좋거나 공포에 빠지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시장에 조정이 올 것이라고 말해 왔고 그것은 우리 모델에서 이미 감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형기자 ddo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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