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성희기자][경기에도 악영향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
금리 상승 때문에 미국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 이는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 이후 경기 모멘텀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되면서 주택시장 침체가 최소한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말 일부 전문가들이 올해 중반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제조업 및 설비투자 등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타격을 상쇄, 가계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금리 상승으로 주택시장 약세가 이어지자 올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모기지 금리 상승, 국채 금리 영향
지난주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심리적 저항선인 5%대를 기록하면서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모기지 금리도 오름세를 보여 HSH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 8일 현재 6.65%로 지난달 초 6.35%에서 0.3%포인트 상승했다. 1990년대 평균인 8.2%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금리가 상승 추세여서 미국인들이 새 집을 구매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틸튼은 "모기지 금리가 인상돼 주택시장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결국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 S.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 7일 연설에서 "주택시장은 여전히 약세로, 신규 주택 재고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주택 건설은 당분간 지연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택 재고가 늘고 모기지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급증하면서 금융업체들도 대출을 꺼리고 있다.
◇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데이비드 레슬러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월 주택 착공이 연율 120만채로 2006년 초에 비해 33% 감소했다며 주택시장 침체는 2008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레슬러는 이어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율 3%에서 2.8%로 하향했다. 또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은 33%라며, 만약 침체된다면 주택시장이 큰 원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이안 셰퍼슨도 주택 시장 둔화로 앞으로 수분기동안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 고용에도 악영향, 소비 감소 우려
주택시장 둔화로 관련 업종의 고용에 영향을 끼치면서 소비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졸탄 포자르에 따르면, 2003년 1월부터 2006년 3월 주택 관련 분야에 창출된 일자리는 130만개였으나 이후 30만개로 급감했다. 포자르는 전통적으로 건설경기가 활황을 보이는 여름에도 올해는 보다 많은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건자재나 정원 가꾸기 관련용품 부문은 직접적인 영향을 입어,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일년 동안 관련소매업체의 매출은 6% 감소했다.
박성희기자 star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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