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뉴욕=유승호특파원]["금리 안정때까지 약세장", "3% 추가 조정" 관측도]
미국 증시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금리가 연 5%대로 오르자 거침없던 주가 상승세가 하락 반전했다. 지난 주 3일만에 다우지수가 400 포인트 떨어진 뒤 금요일에 157 포인트 반등했다. 한 주로 보면 다우지수는 1.8%, S&P500은 1.1%, 나스닥지수는 1.3% 하락했다.
지난 주 미국 주식시장에 '인플레이션 유령'이 떠돌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통상 '인플레이션 유령'이 나타나면 금리 인상(긴축정책)을 하게 된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경기 부양책)를 기다려왔다. 돈 줄 풀어주기를 기다렸는데 오히려 죈다면 악재가 될 게 뻔하다.
이번 주에도 인플레이션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관련 핵심 지표들이 발표된다. 따라서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힘들 것 같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14일, 15일 잇따라 발표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4월 0.7%에 비해 다소 낮아진 0.6~0.5%대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 0.4%에 비해 크게 오른 0.6~0.7%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식분석가 오웬 피츠패트릭(도이치뱅크)은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경기 호전 추세를 보여주고 있어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이 5%를 넘어서면 굳이 위험한 주식시장에 투자하지 않고 채권시장으로 자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다. 미국 국채는 리스크 프리(risk-free), 즉 원금을 떼일 염려가 없는 자산인데 연 5% 정도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면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동향에 쏠려있다. 주가 움직임도 금리에 달려 있는 셈이다. 금리 상승 행진이 어디쯤에서 멈출 지가 관건이다.
주식 분석가 마이크 맬론(코웬 앤 코)은 "금리가 안정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주가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더욱이 이번 주에는 옵션 만기가 돌아와 주가 변동성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분기 0.6%로 떨어진 뒤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FRB가 금리 인하(부양책) 카드를 접고 금리 인상(긴축) 카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시각도 이같은 관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시장 전략가들은 금리(채권 수익률) 상승이 세계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데 주목한다.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금리를 전격적으로 인상, 미국 금리에 영향을 줬다.
마이크 맬론은 "현재 유동성이 경제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만약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이 줄어든다면 자산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 폭락장이 올 수 있는 것인가. 비관론자들과 낙관론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비관론자들은 "적어도 그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지난 금요일 주가가 150포인트 이상 반등한 것을 보라"고 말한다.
미국 주가가 '중국 쇼크',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등의 악재를 만나 급락한 뒤에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사상최고치 행진을 해온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도이치뱅크의 피치패트릭은 "주가 하락세가 며칠이상 이어진 적이 없다"며 "지난 주 주가 하락도 급등세후 조정을 거친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딜로는 "최소한 3%의 추가 조정을 거칠 때"라며 "그것은 급락장으로 가는 것이라기보다 자연스런 조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등 월가 대표 증권사들이 좋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 불안한 주식시장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주식시장이 불안해지기 전인 5월에 1분기 실적 집계를 마쳤다.
뉴욕=유승호특파원 sh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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