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기타


배너

[머니투데이 김능현기자]1년전 애틀란타의 한 공원, 여자친구와 조깅을 하던 크리스 터프는 발에 쥐가 났는지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는다. 걱정스럽게 그를 바라보는 여자친구 줄리 어거스티낵. 그 순간, 크리스가 바지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낸다.

"이 세상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해" 갑작스런 청혼에 깜짝 놀란 그녀, 행복에 겨운 비명을 지른다. 잠시 동안의 침묵.

"좋아요" 다정한 키스가 이어진다.



미국 웨딩 전문 웹사이트 '더블민트웨딩닷컴'(www.doublemintwedding.com)에 게시된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웹 사이트 하단에는 이 동영상에 대한 투표가 진행중이다. a)귀엽다 b)유치하다 c)고전적이다 d)크리스의 생각

웨딩 웹 사이트, 소위 '웨드 사이트(Wed site)'가 뜨고 있다. 웨드 사이트는 원래 결혼을 앞둔 두 연인이 세상 사람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기 위해 만든 사이트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젠 결혼을 앞둔 연인의 닭살 애정행각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 진화했다. 크리스와 줄리의 홈페이지에서는 두 사람의 결혼 준비과정을 상세히 볼 수 있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마리사 스톤은 자신의 웨드 블로그에 남지친구에게서 받은 약혼반지를 올렸다. "이 반지는세개의 돌로 만들어졌는데 중간석은 74캐럿 다이아몬드에 투명도 VSI, 색깔 E이며 양측면의 돌은 0.5캐럿 사파이어입니다"

1999년부터 무료 웨딩 웹 페이지를 제공해온 놋닷컴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류는 최근 결혼을 앞둔 연인들이 자신들만의 홈 페이지를 꾸미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커플이 음악, 동영상 등 콘텐츠를 사용하는 데 연간 약 70달러 지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에티켓 전문가인 페기 포스트는 현대인들이 웹 페이지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는 것은 좋든 나쁘든 문화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커플들이 가장 많이 공개하는 부분은 구혼 과정. 미국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는 구혼 과정을 담은 동영상이 1800개 가량 올라와 있다. 첫 만남부터 구혼까지의 과정을 담은 10여분짜리 동영상도 상당수다.

이제 크리스의 부인이 된 어거스티낵 터프는 이제 유명인사가 됐다. 청혼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유투브를 통해 삽시간에 미국 전역으로 번진 것.

처음엔 당황했지만 그녀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 동영상을 본 친구들의 축하 이메일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응이 서로 제각각이에요. 울었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배를 잡고 웃었다는 사람도 많아요"

주위의 관심에 자극받은 크리스는 결혼식날 찍은 동영상과 사진도 웹사이트에 올렸다. 그들은 결혼 1주년이 되는 날 이 사이트를 폐쇄할 예정이다.

"그 때쯤이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행복한 모습을 한번쯤 봤을 테니까요. 그럼 목적은 달성된 셈이지요"
김능현기자 nhkimch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