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지방이전 기업에 세제혜택을 뭐 30년, 한 50년 줘라, 제가 우리 회의할 때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5년, 10년 가지고 되겠느냐. 항구적인 제도로 가자. 항구적인 (법인세) 차등화로 가자. 그래도 항구적으로 갈 수 없는 것은 기간을 좀 길게 하자 (이렇게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포항시청에서 열린 2단계 균형발전정책 포항지역 혁신리더 토론회에 참석, "그런데 대통령이 다 옳은 것만도 아니고 틀렸다 싶으면 자꾸 안한다. 싸우고..."라며 "(하지만 세금 차등화가) 지금 논의의 핵심사항 중에 들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성경륭 균형발전위원장이 만들어온 2단계 균형발전계획을 재검토하라고 돌려 보냈다며 "세금을 차등을 둔다는 것에 대해서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뭔가 버겁다"고 밝혔다.
이어 "아니나 다를까 경제부처하고 얘기해 보니까 세수에 부족 생기고 조세체계가 무너지고 밀고 당기고 하다 보니까 밀려서 1단계 갖고 왔길래 관계부처 책임자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다시 해라 (했다)"며 "지금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2단계 균형발전대책에 수도권과 지방의 세금 차등화를 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또 "균형발전의 핵심을 혁신 클러스터로 봤기 때문에 산업자원부에서 균형발전지원센터를 가지고 있었는데 해 보니까 삶의 질, 삶의 조건까지 너무 많아서 안 되겠어서 생활 조건까지 포함해서 행정자치부로 다시 기능을 보완시켰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에 내려가려는 이유도 균형발전정책을 세운 사람으로서 책임감 때문이라는 말도 했다.
노 대통령은 우선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간다"며 "저도 정치하면서 익힌 노하우가 적지 않은데, 국가 경영하면서 익힌 정책적 노하우도 적지 않은데 왜 고향 가야겠나"고 반문했다. 또 "아직 나이도 있다. 법만 안 그러면 대통령 한번 더 나와도 늙었다 소리 안 들을만한 나이 아니냐"며 농담도 던졌다.
이어 "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한 사람의 도덕적 의무로 내려가는 것이고 실제 내려가서 활동할 것"이라며 "한번 여러분들 힘을 모아서, 저는 안 지켜 줘도 좋지만, 이 정책만은 꼭 지켜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말에 토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우리 한나라당 정부에서 그대로, 그대로 균형정책을 이어 가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노 대통령은 "온 나라가 지금 정책을 들썩들썩 하는 대선 시기가 와서 의제가가 좋은 시기"라며 "저는 지지당을 바꾸라는 말씀을 드리지 않는다. 공약을 받아내면 당 안 바꿔도 괜찮다. 공약을 받아내라. 그 말씀 부탁드리러 왔다"고 강조했다.
또 "다음 정부가 균형발전 정책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는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그 점에 우리가 좀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아울러 "균형발전정책은 포퓰리즘이 아니고 양심적 정책"이라고 설명한 뒤 "평등주의냐 이렇게 물으면 균형발전위원장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분산과 균형이 효율적이다' 이렇게 말하겠지만 저는 '평등해야지요' (이렇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등 그거 귀한 가치 아니냐. 서울 시민과 지방 주민이 평등하게 살아야 되는 것 아닌가. 가급적이면 균형있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효율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효율의 면에 있어서는 당연히 집적의 이익은 한계가 있다"며 "우선 서울이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워야 한다. 수도권을 더 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과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이 지역 혁신연구회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토론회에 앞서 포스코 파이넥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포스코에서 오찬을 한 뒤 포항공대 나노기술 집적센터 종합 개소식에 들렀다. 나노기술 집적센터 개소식 참석은 경북지사의 제인으로 예정에 없이 이뤄진 일정이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예정에 없는 행사를 결정해 동선이 바뀌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대학 구내 행사는 특별한 경북지사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포항 시민에 대한 애정의 표현으로 해석해도 된다"고 밝혔다.
권성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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