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학렬기자]["유동성 풍부 주식투자밖에 없다"…흐름이 바뀌면?]
중국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도 사상최고치 행진이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중국과 코스피지수의 사상최고치 행진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 장세임을 고려하면 수급의 영향력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코스피지수에 대해서는 한국투자증권, 중국증시에 대해서는 굿모닝신한증권이 각각 맡았다.
국내 투자자, 주식에 대한 선호를 높이고 있다!(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2월을 제외한 4개월에 걸쳐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2003년 3월이후 진행되고 있는 장기 강세장에서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신규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5년이후 펀드투자를 통해 가시화됐던 국내 투자자들의 시장참여가 직접투자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국내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 규모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주간단위로는 지난주 국내 주식형펀드로 1259억원이 순유입됐다. 11주만의 순유입이다. 올해 한국증시의 상승률은 해외 주요국에 뒤지지 않는다. 수익률에 연동되는 간접투자자금의 성격을 감안하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도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다른 투자자산의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채권이 가지는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월이후 채권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내수와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은 채권의 편이 아니다.
부동산 역시 기대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말까지 12주 연속 하락세다. 주식과 부동산 자금이 대체 관계는 아니더라도 흔들리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은 명약관화하다.
전체 금융권 수신 대비 주식 관련 자산의 비율(투신 주식형+고객예탁금)은 4월말 현재 6.0%에 이른다. 2005년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올해 주요 금융자산 변화를 봐도 주식 관련 자산 증가가 뚜렷하다. 특판예금 성격의 금융상품을 제외하면 투신의 주식형 펀드와 증권사이 예탁금 증가가 눈에 띈다.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은 많아지고 있는데 주식의 신규 물량은 거의 없었다. 생보사의 대형 IPO 추진 등 신규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까지는 우호적인 수급 불균형 상황을 즐길 수 있다.
중국증시 상승의 원동력은?(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
중국 국민들이 증시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국의 예금금리 수준은 GDP의 움직임에 동행한다. 고성장을 기록하면 예금금리가 높아지고 성장률이 떨어지면 예금금리도 하락한다. 그러나 중국은 10%이상의 꾸준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수준은 국내금리 수준보다 낮은 3%대 초반을 기록중이다. 중국의 풍부한 유동성은 해외투자에 대해 제한을 받고 있다. 해외투자가 봇물처럼 터지면 위안화 약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는 쉽게 풀어줄 수 없다.
넘치는 유동성은 낮은 금리로 투자처를 찾게 마련이고 부동산이나 증권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 금리수준이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금리 수준이라면 증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1억명이상이 증시에 뛰어들고 있는데 중국증시에 상장된 종목수나 유통주식수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하이A지수의 시가총액은 한국의 두배수준이나 한국의 투자인구는 360만명인데 반해 중국은 1억명이 넘는다. 28배가 넘는 인구가 국내 시가총액의 2배수준인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수급구조로 볼 때 상승의 폭을 가늠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내 은행들의 정기적금 중도 해지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장기 투자 개념인 적금보다는 단기성 대기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하고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 적금이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적금과 펀드 두가지 다 운용하기보다는 펀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 것.
중국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을 깨서 펀드에 투자하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최근 중국 증시 랠리는 펀더멘털에 의한 상승이라기 보다 유동성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동성, 수급에 의한 장세의 고점은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수급 자체를 예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물꼬는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 분당급신도시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순식간에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것만 봐도 돈의 흐름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이학렬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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