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이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으로 27일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상은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포함해 영화제 7대 본상 중 하나. 전도연은 처음 진출한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 경쟁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함으로써 본인은 물론 한국 영화계에 큰 영예를 안겨주었다.
TV 드라마에 주로 출연하다가 97년 '접속'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연기력과 흥행성 면에서 호평을 받아왔으나 국제영화제 수상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가 이번에 이창동 감독, 송강호와 호흡을 맞춰 대어를 낚게 됐다.
이제 전도연은 충무로에서뿐 아니라 강수연에 이어 월드스타로 등극함으로써 한류 확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밀양'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이창동 감독에게도 큰 영광. 본인이 직접 트로피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2002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오아시스) 이후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에서의 두 번째로 수상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이로써 그는 연출작 4편(초록물고기ㆍ박하사탕ㆍ오아시스ㆍ밀양) 중 2편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며 세계적인 감독으로 부상했다.
영화 '밀양'의 칸 영화제 수상은 이창동 감독에게 남다른 의미가 또 있다.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외도(2003년 2월~2004년 6월)한 이후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무뎌졌을 것이라는 우려를 이 영화 한편으로 단박에 잠식시키며 성공적으로 영화감독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밀양'의 수상은 전도연이나 이창동 감독 개인뿐 아니라 한국 영화계에도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2002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뒤 3년간 봇물을 이뤘던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 수상이 한동안 잠잠하다가 3년 만에 다시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2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8대 본상 중 하나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고 연이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전도연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영화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은 2004년 김기덕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감독상(빈집)을 끝으로 2년 이상 잠잠했었다.
'밀양'의 쾌거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충무로에는 우울한 소식 일색이기 때문. 2006년 개봉된 108편의 한국 영화 중 10%만이 수익을 냈고, 같은 해 수출량도 전년에 비해 68% 감소했다는 뉴스는 올 초 스크린쿼터 축소와 함께 한국 영화계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또한 칸 필름마켓에서의 한국영화 수출 급감 소식도 국내 영화인들의 힘을 뺐을 것이다.
이번 '밀양'의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한국 영화계가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칸<프랑스>=연합뉴스)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