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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웨딩마치...죽어서도 당신만을'

식도암 말기 김경환씨 부부 '달리는 열차 결혼식'


말기암 판정을 받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50대가 25일 시속 120㎞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 결혼 25년 만에 사랑하는 아내와 웨딩마치를 울릴 예정이어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부산 북구 덕천동에 살고 있는 김경환(54)씨와 아내 장미자(52)씨.
김씨 부부는 25일 한국철도공사 부산지사가 경제적인 사정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저소득층 부부를 위해 무료로 마련한 '달리는 열차 안 결혼식' 이벤트의 두 번째 주인공이다.
김씨 부부가 이번 이벤트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것은 김씨의 아들 기홍(23)씨가 지난 달 20일 언론에 보도된 첫 번째 이벤트를 접한 뒤 부모님의 애틋한 사연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써 철도공사 측에 전달한 덕분이다.
김씨는 지난 4월 초 식도암 말기 판정을 받았으나 암세포가 자라고 있는 부위가 지난 해 9월 대수술을 받았던 곳 주변이어서 '재차 수술을 할 경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근본치료를 포기한 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철도공사 측은 6월 15일로 예정했던 두 번째 이벤트 일정을 최대한 앞당겼고, 당초 부산 동구 주민으로 한정했던 이벤트 계획을 급히 수정했다.
김씨는 25년 전인 1982년에 지인들의 소개로 아내 장씨를 만났으나 당시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고, 그동안 두 자녀를 뒷바라지하느라 웨딩마치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김씨 부부는 25일 낮 12시30분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새마을호 특실에 꾸며진 예식장에 하객들과 함께 나란히 입장한 뒤 열차가 부산 구포역을 출발, 시속 120㎞로 달리는 낮 12시45분부터 김종원 철도공사 부산지사장의 주례로 꿈에도 그리던 웨딩마치를 울리게 된다.
김씨 부부는 또 결혼식 후 천안역에서 내린 뒤 온양온천 그랜드호텔에서 달콤한 신혼여행을 즐길 예정이다.
이번 결혼식에 드는 모든 비용은 철도공사 부산지사 직원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정성과 이벤트 업체 등의 협찬으로 충당된다.
김씨는 17일 "그동안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아내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남은 인생도 아내를 사랑하며 보낼 것이고, 죽어서도 아내만을 사랑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내 장씨는 "아들이 결혼식 얘기를 꺼냈을 때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심했다"면서 "결혼식 때까지 남편이 건강한 모습으로 내 곁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냈다.



(부산=연합뉴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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