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협을 최단시간에 왕복 횡단한 기록 등을 갖고 있는 호주의 여성 마라톤 수영 선수 수지 마로니(32)가 처음으로 자신은 뇌성마비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마로니는 12일 발간되는 한 호주 주간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뇌성마비의 장애를 안고 태어났으나 어렸을 때 놀림을 당할 게 두려워 비밀로 해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로니는 "학교 수영대회에서 우승을 했으나 놀림을 당할 게 두려워 아무에게도 비밀을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로니는 숀이라는 남동생과 뇌성마비를 가진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생후 6개월 때부터 장애를 이겨낼 수 있도록 부모가 수영을 가르쳐주었다면서 자신들의 장애 극복을 돕기 위해 언니, 오빠 등 온 가족이 모두 수영장에 등록해 함께 수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쌍둥이 동생이 27세 때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수영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뇌성마비 쌍둥이 남매를 낳아 키운 어머니 폴린(64)은 쌍둥이를 가졌을 때 천식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다면서 그 뒤 의사가 임신중절을 권고했으나 자신은 그것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면서 "아이들은 내 목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태어났을 때 딸은 오른 쪽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아들은 힘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아이들의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생후 6개월부터 수영을 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로니는 "어머니가 우리에게 수영이 좋다는 것을 잘 알아 훈련을 시켰던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우리들이 뇌성마비라는 것을 알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한 덕분에 마로니는 16세 때 영국 해협을 가장 빨리 왕복횡단 하는 기록을 세웠고 남동생 숀은 지난 2002년 사고로 숨지기 직전까지 하와이 등지에서 3종 경기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어머니 폴린은 "아들이 죽었을 때 전화로 딸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일이었다"면서 "숀이 없으면 딸에게 있어 수영은 너무 고독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마로니는 뇌성마비 장애 사실을 공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나도 이제 나이가 들만큼 들었고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준 부모들이 너무 자랑스럽기 때문"이라며 "얼마 전에 아빠에게 내 장애에 대해서도 이제 얘기를 하겠다고 말하자 아빠가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고 밝혔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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