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스트레스로 인해 이라크 주둔 미군들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미 국방부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미 국방부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1천320명, 해병대 447명 등 총 1천767명을 상대로 조사해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육군 응답자 가운데 36%, 해병대 응답자 중 39%가 `저항세력으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문이 허용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육군 41%, 해병대 44%가 `다른 병사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고문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고문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간인을 존엄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견해도 육군 47%, 해병대 3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응답자 가운데 3분의 1은 이라크 민간인을 모욕을 주거나 욕설을 퍼부은 바 있다고 답변했다.
또 응답자 중 10%만이 동료 병사들이 이라크 민간인들을 때리고, 발로 차고 하는 등 학대하거나 불필요하게 이라크 민간인들의 재산을 손괴한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이라크에 여러번 파견되는 미군이 늘어나면서 외상후정신질환(PTSD)과 같은 정신질환이 미군내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 조사한 결과 첫 파견자의 15%, 중복 파견자의 24%가 심한 전쟁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첫 파견자의 8%, 중복 파견자의 10%가 우울증을, 첫 파견자의 7%, 중복 파견자의 12%가 불안증세를 나타냈으며 첫 파견자의 17%, 중복파견자의 27%가 다른 정신건강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다만 이라크 주둔 미군의 자살률이 10만명당 17.3명으로 지난 2005년의 10만명당 19.9명보다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인권단체들은 이라크 민간인에 대한 학대나 아부 그레이브 교도소의 포로 학대문제가 일부 품행이 나쁜 병사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bingsoo@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