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의 경찰 공개수사가 오는 19일로 100일을 맞지만 용의자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답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인원 5만여명을 동원한 수색작업과 주변인물 등 3만여건의 통화내역 분석 등 저인망식 수사와 강력사건 최고인 5천만원의 신고보상금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단서와 제보는 없는 실정이다.
◇연쇄실종..화성 비봉에서 모두 휴대전화 끊겨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3시55분께 노래방도우미 배모(45.여.안양시)씨가 군포시 금정역 먹자골목에서 지인과 통화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배씨의 휴대전화는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에서 전원이 끊겼으며 실종 일주일 뒤인 21일 배씨의 딸이 경찰에 미귀가 신고했다.
이어 같은달 24일 오전 2시25분께 노래방도우미 박모(37.여.수원시)씨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서 친구와 통화한 뒤 오전 2시52분께 화성시 비봉면에서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확인한 뒤 행방불명됐다.
박씨의 휴대전화 전원도 비봉면 비봉TG 인근에서 꺼졌으며 나흘뒤인 28일 가족들이 실종신고했다.
올들어 1월 3일 오후 5시30분께는 화성시 신남동 회사에서 퇴근한 박모(52.여)씨가 귀가하지 않아 이튿날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으며 역시 비봉면 양노리에서 휴대전화가 꺼진 것으로 조사됐다.
비봉면에서 실종되지는 않았지만 여대생 연모(20)씨가 지난 1월 7일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서 성당에 간다며 집을 나간뒤 지금껏 귀가하지 않고 있다.
◇전방위수사에도 성과 없어
경찰은 지난 1월 9일 군포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차린 뒤 매일 5-10개 중대를 동원, 휴대전화가 끊긴 비봉면 자안리와 양노리, 비봉TG를 중심으로 39번국도와 306번 지방도, 서해안.영동.제2경인고속도로 등 실종자들의 예상 동선(動線)을 따라 수색작업을 벌였으며, 지금까지 567개 중대 5만여명이 동원됐다.
수색작업에서 183점의 유류물(여성신발 82점, 휴대전화 27점 등)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지만 아직 피해여성들의 것으로 확인된 유류물은 없다.
경찰은 또 실종자들의 동선을 중심으로 방범 및 교통 CC-TV와 AVI(교통정보 수집장치)를 통해 용의차량 4천여대를 집중수사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밖에 사건발생 시간대 비봉기지국 주변 통화자와 피해여성 주변인물의 통화내역 3만여건을 분석중이지만 용의선상에 올릴만한 인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신고보상금을 강력사건 최고인 5천만원으로 올리고 언론과 지자체 홈페이지, 현수막을 통해 제보를 유도했으나 현재 84건의 제보중에 신빙성이 있는 것은 없는 실정이다.
◇경찰수사 전망
경찰은 수색작업의 범위를 용인과 안성, 시흥 등 인접 13개 경찰서로 확대하는 한편 당진 등 충남 5개 경찰서와 인천 남동경찰서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또 군포경찰서 수사본부에 77명의 형사를 상시배치, 실종사건 수사에 전력토록 하고 있다.
경찰은 공개수사후 100일 가까이 실종자들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고 2명은 노래방도우미인 만큼 동일범에 의한 범죄피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노래방도우미 납치 및 성폭행사건 등) 유사수법 피해사례에 대한 자료 발췌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고 목격자가 없는 사건이라 전방위수사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실종사건은 주민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화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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