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의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으나 휴대전화의 평균 판매가격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는 "세분화된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삼성전자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의 공언대로 삼성전자가 지역에 따라 고가폰 전략과 함께 중저가폰 전략을 병행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 중저가폰이 수익성 개선 일등공신 =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의 실적을 요약하면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중저가폰 판매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내실을 챙긴 셈이다.
올해 1분기 정보통신 부문의 매출액은 4조6천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 감소했지만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0.2% 증가했다.
이 가운데 휴대전화 부문의 매출은 4조2천8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 작년 동기 대비 2% 각각 감소했다.
대신 정보통신 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6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2%나 늘었다. 작년 동기보다는 2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13%로 전분기의 7%와 작년 동기의 10%에 비해 개선됐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2005년 1분기 이후 2년만에 최고치다.
특히 이 기간 휴대전화 판매량은 3천480만대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1분기 판매량은 전기대비 6%, 전년동기대비 30% 각각 늘었다.
그러나 휴대전화 평균 판매가격(ASP)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평균판매가격은 155달러로 작년 4분기의 168달러에 비해 무려 13달러(8%)나 빠졌다. 지금까지의 최저 판매가격은 작년 2분기의 167달러였다.
삼성전자는 계절적 비수기 속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VGA/컬러 제품 판매 증가로 판매가격이 하락했지만 원가절감에 성공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VGA/컬러 제품은 주로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공급되는 저 사양 중저가 휴대전화다.
지역별 판매량 동향은 중저가폰 판매 급증 추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의 29%를 차지하던 아시아 시장의 비중이 올해 1분기 들어 34%로 껑충 뛰었다. 국내시장 판매 비중도 지난해 4분기 6%에서 올해 1분기 8%로 올라섰다.
반면 유럽시장 판매 비중은 36%에서 29%로 떨어지고 미주시장 판매 비중은 29%를 유지했다. 통상 유럽과 미주 시장은 삼성전자의 고가 프리미엄 시장이다.
◇ 소니에릭슨 학습효과로 회계기준 변경 =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은 올해 1분기부터 새로운 회계기준을 적용했다.
판매량의 경우 이전에는 본사 완제품과 해외로 수출되는 반제품(CKD)을 모두 합했으나 이번에는 현지 판매 완제품으로 통일했다.
판매가격을 산출할 때도 국내와 해외를 분리하던 것을 국내와 해외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는 휴대전화 해외 생산과 판매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현행 본사기준 실적으로는 이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자 등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작년 4분기에 매출 집계 방식 차이 때문에 세계 4위 휴대전화 업체인 소니에릭슨의 매출이 세계 3위인 삼성전자의 매출을 앞지른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도 한몫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갈수록 해외 생산량이 많아짐에 따라 재무상 오차가 커지고 있는 점을 바로잡기 위해 회계기준을 변경했다"면서 "이제는 해외 경쟁업체들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전화 판매량이 이전에 제시했던 목표치 1억3천300만대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또 WCDMA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HSDPA 시장을 선점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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