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식으로 진행되는 토플(IBTㆍInternet-based TOEFL) 접수 사흘째인 12일에도 접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응시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토플 시험 응시자가 폭주해 접수가 어려웠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특히 이번 토플에서 `대란'이 일어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제2분기(4~6월) 시험의 추가 접수 기간이어서 한정된 인원만이 응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토플을 주관하는 한미교육위원단 관계자는 "제2분기 정기시험 접수는 이미 마감됐지만 추가로 테스트센터 3곳을 열었기 때문에 이 곳에서 시험을 치를 한정된 인원에 대해 10일부터 접수를 받고 있다"며 "평상시 정기 시험 접수시에는 이 정도로 응시자가 몰려 응시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험장 1곳의 동시 응시인원은 평균 100명 정도로 2분기인 4~6월에 7~9차례 시험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접수기간 중에 응시가능 인원은 총 2천70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성적이 급한 수험생이 너도 나도 접수에 매달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고 전화 접속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또 토플 응시 횟수에 제한이 없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응시자들이 날짜가 다른 시험에 반복적으로 응시하는 것도 `대란'의 또다른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토플 신청 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대학 진학시 영어 능력을 측정한다는 시험의 취지와는 달리 국내의 중ㆍ고교생들이 특목고와 대학 진학을 위해 대거 응시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외고에서는 국제화 전형 등을 통해 우수한 토플 성적을 지원자격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명문대의 입시에서도 국제화 특별전형, 특기자 전형 등에서 토플 점수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토플 시험장에서 미국 대학 또는 대학원 진학을 위한 성인 응시자는 20~30%에 불과하고 중ㆍ고교생 응시자가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플 전문학원의 한 관계자는 "토플 수업을 듣는 중ㆍ고교생 숫자가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별도의 특별반을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의 텝스 등 국내 영어 시험을 활성화하거나 새로운 공신력있는 `토종' 시험을 도입, 1회 응시료가 170달러에 이르는 토플을 연간 10만명 이상이 치름으로써 낭비되는 외화의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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