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북한 언론인들이 대규모로 참석하는 토론회가 29일 금강산에서 열렸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와 북측위원회 언론분과위원회는 이날 오전 금강산 온정리 문화회관에서 '6.15공동선언 실천과 남북 언론인들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1945년 10월 전조선기자대회 이후 처음으로 역사적인 토론회를 가졌다.
남북 언론인들은 공동성명에서 "분단된 지 61년 만에 남과 북의 언론인들이 대규모로 한 자리에 모여 흉금을 터 놓고 서로를 이해하는 가운데 6.15 공동선언 실천과 이 땅의 평화와 화해, 협력을 언론 분야에서 실현하기 위한 지혜를 모았다"며 "6.15시대 대변자로서 남북 언론인들은 민족 문제에 대한 간섭과 전쟁위협을 단호히 반대 배격한다"고 천명했다.
또 "6.15 공동선언 실천을 후퇴시키고 동족 사이에 대결과 긴장을 불러올 수 있는 민족분열적인 보도를 배격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는 방향에서 공정하게 보도한다"면서 "남북 언론인 토론회의 성과를 발전시키기 위한 공동의 협력사업을 계속해 나간다"고 덧붙였다.
이어 "남북 언론인은 겨레의 목소리를 온 세계에 알리는 전파자가 되고 민족 자주와 통일을 앞당기는 시대의 선도자가 돼야 한다.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수호하고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언론 활동을 적극 벌여나가자"고 강조했다.
남북 언론인들은 토론회에 앞서 28일 아침부터 자정까지 향후 교류협력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공동성명에 넣자는 남측의 주장과 남북대결 종식 등의 선행 조건이 이뤄진 뒤 교류협력을 추진하자는 북측의 이견 사이에서 합의문 도출에 진통을 겪었다.
정일용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대표(한국기자협회장)는 이날 연설을 통해 "가슴 벅찬 감정을 숨길 수 없으나 너무 늦은 만남에 회한이 밀려온다"면서 "앞으로 자주평화 통일이 이뤄질 때까지 남북 언론인 공동사업과 협력사업을 계속 이행하자. 언론인부터 자주 접촉해 화해와 협력을 이끄는 통일의 기관차가 되자"고 말했다.
6.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언론분과위 조충한 부위원장은 "이번 만남은 6.15선언 실천을 위한 통일언론으로 나가기 위한 방도를 모색하기 위한 뜻깊은 회합"이라면서 "동족 대결의 낡은 냉전시대 관념에서 벗어나 조국평화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을 실천하는데 언론인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남측에서 115명의 언론인이 참석했으며, 북측에서는 50명이 참가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 언론본부와 북측 언론위원회는 지난달 15일 금강산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지난 14∼15일 토론회를 갖기로 합의했으나 북측이 '불가피한 이유'로 행사 연기를 요청해 옴에 따라 이번에 열리게 됐다.
(금강산=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dmz@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dmzlife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