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유럽계 휴대폰 업체들의 한국시장 진입이 예상과 달리 진통을 겪고 있다.
KTF가 이달초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뺀 중저가 3세대(3G) 화상폰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노키아 등의 중저가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시장을 겨냥해 지난해말 SK텔레콤과 KTF 등에 제품공급 협상을 제안했던 외산 휴대폰 업체들이 수개월간의 협상에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산 휴대폰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문자메시지(SMS) 등 주요 기능의 한글화 작업과 한글형 키패드 개발이 필수적이다.
외산업체들은 이같은 개발부담과 진입비용을 의식해 국내 이동통신회사에 일정 규모 이상의 휴대폰 판매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통사들이 쉽사리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이통사들은 국내 휴대폰 제조사와 협상하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통사만의 차별적인 기능을 휴대폰에 구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한국업체들처럼 일정규모의 보조금 분담도 요구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가 자기들의 스케줄에 맞춰 신제품을 개발하고 기능을 넣는 해외시장과 달리 한국에서는 이통사들의 입장에 맞춰 원하는 기능을 일일이 넣어 주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노키아와 소니에릭슨 등은 당분간 한국시장에서 휴대폰을 팔 생각을 접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도 외국 휴대폰 업체의 제품을 들여오는 일에 소극적이어서 연내 국내에서 노카아나 소니에릭슨의 휴대폰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KTF 관계자는 "연내 외산 휴대폰을 국내시장에 공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노키아와 협상을 벌여왔으나 연내 결과를 내놓기 어렵다는 말이다.
SK텔레콤도 "협상은 진행중이지만 외산휴대폰의 공급 여부는 시장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글로벌 휴대폰시장은 제조업체가 주도권을 쥐고 기능과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반면 국내 시장은 이동통신회사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 외국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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