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6일(현지시각) 발표할 온난화가 인간과 지구생태계에 미치는 충격에 관한 2차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120개 국의 과학자들과 외교관들이 지난 2일부터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2차보고서 채택을 위한 준비회의를 열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다룬 2차 보고서는 6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보고서의 핵심인 정책입안자를 위한 21쪽 분량의 요약본 정리를 놓고 의견이 쉽게 집약되지 않고 있다고 AP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노르웨이 대표단장인 오이빈트 크리스토페르센은 "문제는 방대한 보고서를 어떻게 알기 쉽게 요약하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전체 보고서는 20개 장으로 이뤄진 본문과 부록을 합쳐 1천572 페이지에 달하고 있는데 이를 21 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하는 것, 그것도 쉽고 간결한 내용으로 정리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작업이 하도 느리게 진행되다보니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이 결국 이례적으로 각국 대표단에 서두르라고 경고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과학자들 사이에 보고서 발표 시한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바람에 4일 회의는 자정을 넘겨 새벽까지 진행되는 등 작업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는 것으로 참석자들이 전했다.
과학자들이 제일 고심하는 대목은 지구온난화로 맞게 될 미래의 위험들을 어떻게 요약할 지에 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대표단의 줄리앙 반델뷔리는 현 상황을 1938년 영국과 프랑스가 히틀러에 맞설 지 아니면 달랠 지를 결정해야 했던 뮌헨 평화회의에 비교했다.
그는 "우리는 비슷한 순간에 처해 있다"면서 "무엇인가를 할 지 아니면 안 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난화 위험에 대한 과학적 예측의 정확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수억명이 범람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90% 확실하다고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의 온도가 섭씨 1.5도 오를 경우 생물 종과 생태계에 미칠 변화 등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의 확신도가 80%에 육박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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