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유림기자][최첨단 실용차에서 명품차로 방향선회]
토요타가 '명품 렉서스' 개발에 나섰다.
렉서스는 BMW나 메르세데즈 같은 유럽 고급차의 이미지에 실용성을 더한 컨셉트로 성공적 입지를 굳혔지만 페라리나 아우디같은 명품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
렉서스의 마케팅이사 브라이언 볼라인은 "고액 자산가나 전문직들은 렉서스라는 브랜드가 고급스럽지만 잘 잊혀진다고 지적한다"면서 "루이비통이나 프라다, 구찌를 명품으로 인식하듯 렉서스에 명품 이미지를 입히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 렉서스의 조사에 응한 한 광고회사 임원은 "렉서스는 편안하고 소음도 작고 연비도 높은 아주 잘 개발된 차지만 좋은 차 일뿐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렉서스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유층의 소비성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레스티지 럭셔리 렉서스' 라인을 추진하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렉서스는 먼저 올 여름 전기 하이브리드 고급 모델인 LS600h(사진)로 '명품 렉서스'의 데뷔를 알린 후 스포츠카 부문으로 프레스티지 라인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렉서스는 LS600h 모델 출시때 헐리웃 유명 인사를 중심으로 한 고급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연내 판매량 면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에 등극할 토요타가 양적 측면 뿐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세계 자동차 업계를 평정하기 위해 새로운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토요타는 렉서스에 페라리나 아우디 같은 명품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2005년부터 시장 조사를 하는 등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고급차를 구매하는 부자들의 소비 성향이다. 포르셰 등을 구매하는 부자들에게 렉서스는 좋은차이긴 하지만 '꿈의 차'는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 마디로 멋지긴 하지만 선망 대상으로서의 자동차는 아니라는 것이 렉서스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한계. 렉서스는 부자들의 소비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2005년 '초부유층 전담팀'을 조직했다.
이들은 전세계에 부유층들이 모이는 파티와 쇼핑몰 등지에 파견돼 자산 500만달러(50억원) 이상의 초부유층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이들이 초부유층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부자들은 자동차를 생각 보다 자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형 모델이 나오는 즉시 구매하기 때문에 교체 속도도 매우 빨랐다. 초부유층 소비자들은 평균 세 달에 한 번 꼴로 신차를 구입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이 일반인들과 다르게 대우 받는 것을 좋아하고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독특한 모임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 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는 제3자의 조언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주변 지인들의 평가에 더 비중을 두고 있었다.
렉서스는 또 부자들이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일반 고객에 비해 매우 높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 전역에 '브랜드 매니저'라는 직함을 만들고 이들이 신차 론칭 파티나 부유층의 요구 사항 등을 접수하도록 지시했다.
고급차 브랜드들이 자동차를 출시할 때 타깃이 여성 보다는 남성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 메르세데즈 구매 고객의 60%, BMW 고객의 58%가 남성인 반면 렉서스는 51%가 여성 고객이었다.
렉서스는 남성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2008년 스포츠 자동차 모델을 출시하고 올 연말에는 500마력 이상의 '슈퍼 렉서스'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자동차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포드 자동차 마케팅 이사인 프랜시스코 코디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더욱 어려운 것은 부유층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바꾸는 일이다. 페라리나 아우디를 선호하는 부유층의 취향을 바꾸는 것은 자동차 이미지를 바꾸는 것 보다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렉서스 출시로 세계일류 자동차 회사로 거듭난 토요타가 '명품 렉서스'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지 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유림기자 k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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