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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차, 삼성, 그리고 스타벅스

성공시스템 도입 이후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

 '돈 버는 일'을 뜻하는 용어로 우리는 '장사'와 '사업'이라는 두가지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영어로 번역하면 둘 다 '비지니스'일 수 있겠지만 그 어감의 차이는 사뭇 다를 수 밖에 없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사'라고 하면 포장마차나 1톤 트럭을 연상하게 될 것이고, '사업'이라고 하면 잘 꾸며진 사무실에 여비서를 두고 중형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은연중에 아이템(품목)에 따라 '장사'와 '사업'을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야채, 과일, 생선, 두부 등은 '장사'에 해당되고, 자동차, 전자제품, 컴퓨터, 건설업 등은 '사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델몬트, 풀무원, 동원참치, 카길 등을 떠올리면 생각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또한, 비록 자동차나 컴퓨터와 관련되었더라도 카센터, 중고컴퓨터 판매 및 수리 등을 보며 '사업'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처럼 우리의 사고를 강하게 지배하는 '장사'와 '사업'에 대한 개념 속에 녹아있는 하나의 고정관념은 과연 무엇일까? 다시말해, 무엇을 기준으로 '장사'와 '사업'을 구별해야 하는 것일까?

 이것에 대한 열쇠를 나는 TV드라마 '상도'를 통해 알게 되었다. 비록 조선시대에 '사업'이라는 용어가 통용되지 않았지만 거상 임상옥이야말로 '장사'를 '사업'의 경지로 업그레이드시킨 사람에 해당된다. 탤런트 이재룡씨가 연기한 극중 임상옥은 "상단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고비 때마다 어떻게 그리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내게 너무도 쉬운 일이었네. 재물을 얻을 것이냐 사람을 얻을 것이냐의 기로에서 나는 늘 사람을 얻는 쪽을 택했네. 그래서 나는 늘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네."라고 답했다.

 성공한 사업 뒤에는 항상 성공을 가져다준 사람이 존재한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기업들은 하나같이 인재를 최고로 중요시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와같은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장사'에서 '사업'으로 큰 도약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을 통한 성공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영구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성공자를 발굴하고, 그들이 더 큰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반드시 갖춰야만 한다. 삼성, GE. 마쯔시타 등이 '인재경영'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사업'이라는 큰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할 조건이 있다. 그것은 먼저 자신이 성공자의 모습을 갖춰야 하고, 성공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그릇으로 변해있어야만 한다. 돛단배나 뗏목을 띄워 망망대해에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장사'를 하는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아이템(품목), 자리(위치), 가격 등이라면 '사업'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요건이 적용된다. 즉, 이 사업을 하는 사람이 누구이며, 왜 사업을 하느냐의 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게 된다. 왜냐하면 '장사'에 있어서는 '나' 혹은 '우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고객이거나 거래상대인 반면, '사업'에 있어서는 '성공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이냐의 문제가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사'의 경우 아이템, 자리, 가격 등을 수시로 바꿀 수 있지만 '사업'의 경우 적지않은 초기투자와 시간이 투입된 만큼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없다. 따라서, 회사, 사업자, 종업원이 모두 함께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반드시 갖춰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성공할 수 밖에 없고,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목표를 분명하게 갖고 있어야 하며, 그것에 참여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 명문대를 나와 삼성전자 입사를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은 모두가 세계적인 CEO를 꿈꾼다. 이미 그들은 윤종용, 진대제, 이기태와 같은 성공자들의 이름을 알고 있으며, 삼성의 '인재경영'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생존력을 높여나가면 멀지않은 미래에 성공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더욱이, 이건희 회장이 우수한 인재 1명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에 회사의 시스템에 큰 믿음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이와같은 '성공 시스템'은 삼성전자와 같은 초대형 다국적 기업만 갖출 수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맥도날드, 스타벅스, 코카콜라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햄버거, 커피, 탄산음료...이와 같은 것들은 '장사'의 범주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아이템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품목들에 대해 '성공 시스템'을 도입하고난 후 그들은 초우량 다국적사업으로 대대적인 도약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항상 '인재'와 '시스템'이 있다.

 스타벅스를 초우량 다국적기업으로 성공시킨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미국 시애틀에서 커피 원재료 판매점으로 문을 연 '스타벅스'를 커피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세련됨과 편안함'을 주겠다는 목표를 갖고 슐츠는 투자자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199명을 만날 때까지 그의 '사업제안서'는 투자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재를 성공시키는 시스템'을 통해 종업원들의 자부심이 고객에게 전달되고, 고객에게 커피라는 단순한 아이템이 아닌 '고품격 커피 문화'를 제공하겠다는 그의 목표는 마지막 200번째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끝내 슐츠는 '성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스타벅스는 2005년 《포춘》지에 의해 세계 100대 최고 직장의 하나로 꼽혔으며, 현재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40여 개국에 총 9,000여 개의 매장을 가지는 다국적 기업으로 변신하였다.

 과연 당신은 이건희나 하워드 슐츠와 같은 마음을 품고 있는가? 정말로 인재와 성공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당신이 가질 수 있다면 이미 당신은 성공자로서의 변신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그러한 눈으로 당신의 주변과 바깥 세상을 살펴보기 바란다. 기회는 늘 당신 옆에 있다. 다만, 당신이 그것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거상 임상옥이 성공의 열쇠로 '사람'을 지목하는 순간 그에게 새로운 기회의 세상이 열렸듯이.

 

 * 전 ITP 월드와이드 한국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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