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GM) 농산물의 인체 안전성 여부를 둘러싼 전세계적 논란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년째 GM 쌀의 상업생산을 추진해 온 중국이 최근 이 쌀의 시험생산을 허가했다고 중국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GM 쌀의 시험생산은 안전성 검정을 앞두고 이뤄지는 최종 단계의 시험이어서 중국이 세계 최초의 전면적인 GM 쌀 상업생산 국가로 나서게 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중국 언론은 시험생산 허가가 언제 났고, 언제까지 진행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2004년부터 작년 1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GM 쌀의 상업생산 문제를 논의한 중국 국가농업유전자변형생물안전위원회는 상업생산 신청서에 안전성과 관련한 일부 데이터가 빠져 있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번번이 이를 기각했었다.
GM 쌀의 상업생산에 대해서는 반대파인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와 찬성파인 '농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서비스(ISAAA)'의 국제기구간 대립 못지 않게 중국 학계에서도 안전성 및 환경오염 문제를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 언론은 미국이 앞으로 1-2년 내에 GM 쌀의 상업생산 허가가 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장담에 발맞춰 상업생산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이점 등을 더 부각시키는 보도 태도를 보여 여운을 두고 있다.
반대론자인 국가환경보호총국의 주요 환경보호기술 지원자인 쉐다위안(薛達元) 교수는 만약 GM 벼가 광범위한 면적에서 재배될 경우 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고항충성(高抗蟲性) 유전자 일부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오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쉐 교수는 GM 벼의 상업화로 인해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되면 기존의 해충 하나가 사라질지 모르지만 다른 해충이 생겨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해충의 GM 작물에 대한 내성을 길러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GM 벼의 꽃가루.벼낱알.벼줄기.뿌리 등의 분비물이 벼를 재배하는 논의 생태계에 포함되는 곤충.조류.야생동물.뿌리 미생물 등에 나쁜 영향을 미쳐 자칫하면 통제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쉐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찬성론자인 중국과학원 농업정책연구센터 황지쿤(黃季곤<火+昆>) 연구원은 고항충성 GM 벼는 농약 사용량을 80% 가량 감소시킬 수 있어 맹독성 농약에 의한 인체.토지.환경에 대한 피해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연구원은 고항충성 GM 벼의 무(畝.약 6.667a)당 생산량이 일반 벼에 비해 6% 가량 높아 이 벼를 널리 보급해 재배할 경우 농약 사용량 감소와 생산량 증가로 연간 200억위안의 농민수입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GM 쌀의 상업생산이 실현될 경우 그 의의는 위안룽핑(袁隆平)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벼에 못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중국에서 별도로 진행중인 가뭄에 강한 GM 벼의 연구.개발이 성공한다면 이는 가히 '혁명적'인 성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지난 1월10일 베이징에서 발표한 '세계 GM 쌀시장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지의 쌀 생산 기업들과 중국인 소비자의 50%가 GM 벼.쌀의 생산을 반대하고 있으며, 이 쌀을 먹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6%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맞서 ISAAA 클라이브 제임스 총장도 1월29일 베이징에서 발표한 연례 GM기술 보고서에서 중국의 GM 농작물 재배 성과를 찬양하고 "중국이 현재 GM 벼의 재배 허가를 정식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2005년 상반기 GM 쌀의 상업생산 허가 직전까지 갔으나 그해 6월 중순 그린피스가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성도 광저우(廣州)와 중부 후베이(湖北)성 일부 식량 도매시장 등지에서 GM 쌀이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이 같은 방침을 취소했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제한된 지역에서나마 GM 쌀을 생산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d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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