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수하는 이명박-윌리엄 페리 |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美) 국방장관과 대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jeong@yna.co.kr/2007-02-21 13:00:31/ |
`빅3'와 연쇄면담.."2.13합의문 이행전까진 종이쪽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 미국 민주당 성향의 전직 고위인사들은 21일 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를 연쇄 면담하고 6자회담 합의 이후 대북 정책과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올해 한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계의 유력인사들이 전날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에 이어 야당의 유력 대선후보들을 잇따라 만났다는 점에서 이날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페리 전 장관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미국의 안정과 안보는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안보에 달려있지만 이를 해칠 수 있는 2가지 요인이 있다"면서 "첫째는 북핵이고 둘째는 한미동맹의 와해"라고 지적했다고 이 전 시장측이 전했다.
페리 전 장관은 6자회담 `2.13 합의'와 관련,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게 설득할 뿐 아니라 이미 개발한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어떤 합의도 검증까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 이행 이전까지 합의문은 종이쪽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
손학규-윌리엄 페리 만남 |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jeong@yna.co.kr/2007-02-21 15:40:13/ |
특히 페리 전 장관은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와 만난 자리에서는 "최근 한미관계가 약간변화했다"며 "그건 단기적인 견해와 이익관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전 지사측은 이와 관련 "양국 관계가 악화된 원인은 양국의 지난 대선 후보들(부시.노무현)이 당선을 위한 단기적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페리 전 장관은 "남북간 동시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조치가 필요하다"며 "한.미 양측이 모두 곧 대통령선거가 있는 만큼 앞으로 서로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동석한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전시 작통권 이양문제는 청사진이 있어야 하고 북핵문제의 진전상황 등에 연계해 융통성있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한국 정부가 당장 작통권을 환수하더라도 추가비용이 전혀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이 한국에 가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우리는 북핵 폐기가 완료된 다음에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협상할 때 (경제를) 개방한다는 전제를 두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작통권 이양과 관련, "장기적 전략없이 그렇게 됐다고 본다"며 "북핵 문제, 남북관계의 향방 등에 따라 작통권 이양을 그대로 추진할 지, 계획을 수정할 지 판단이 설 것인 만큼 한미 양국은 융통성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전세계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막강한 하드 파워(hard power.군사력이나 경제적 제재 등 물리적 수단) 보다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교육,예술,학문 등을 통해 자발적인 동의를 이끌어내는 능력)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손 전 지사는 "한미 양국이 핵 포기시 북한에 인센티브를 주며 우방으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시장 경제를 도입하고 이를 발전시켜 민주주의를 이끌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리 전 장관은 이날 저녁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를 면담한다.
south@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