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명실상부한 교류협력 시대 열릴 것"
"현안 관계발전 대국적 견지서 원만 처리"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김하중 주중대사는 한.중관계가 최근 외교
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올해 '한.중
교류의 해'는 양국 국민 간의 명실상부한 교류협력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전기
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사는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북핵 6자회담이 13개월 만에 재개된
것은 "한.중 양국관계 발전을 토대로 형성된 높은 신뢰와 협력관계를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고 높이 평가하고, "중국은 유엔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반기문 후보를 전
폭 지지해 그의 당선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언론에 부각된 동북공정 문제 및 백두산 관련 논란은 "한국과 중국
이 양국 관계의 발전이라는 대국적 견지에서 그런 문제들이 장애가 되지 않도록 원
만하게 처리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사와의 일문일답.
-- 2006년 한.중 양국의 정치.외교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992년 수교 이래, 최근 외교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한.중관계는 지난해에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가 한층 더 강화
됐다.
3차례의 정상회담, 외교장관의 방중 및 국제회의를 계기로 한 8차례 회담 등 활
발한 교류와 협의가 진행됐다. 특히 10월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하루 동안의 실무방
문을 통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자
들과 북핵 문제 및 양국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이런 방식의 정상간
협의는 한.중관계의 긴밀성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외교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6자회담
이 재개됐다. 이는 그 동안의 양국관계 발전을 기초로 형성된 높은 신뢰와 협력관계
를 보여준 중요한 사례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중국이 반기문 후보를 전폭
지지해 그의 당선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 경제 및 인적교류 관계는.
▲경제.통상분야 협력은 작년에도 비약적 발전을 지속했다. 연말 기준 교역액이
1천350억달러로서 전년대비 20% 증가했고, 한국의 대중투자 누계도 350억달러에 이
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대중국 경제활동이 지난해 우리나라의 3천
억달러 수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중국은 한국의 제1위 수출대상국이자 제1위 교역대상국, 제1위 투자대상국으로
서 한국의 최대 경제파트너다. 한국 역시 중국의 제2위 투자국이자, 제3위 교역대상
국으로서 양국 경제통상 관계가 안정적인 기조하에 꾸준한 발전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적교류도 급증세를 보여 방중 한국인이 2005년 354만명에서 2006년에는 44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매일 1만2천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방문한 셈이다.
양국 항공 운항편수도 주 427회에서 779회로 대폭 증편돼 양국 교류 확대를 촉진했
다.
-- 동북공정, 이어도 문제 등 껄끄러운 부분도 있지 않았나.
▲국가 간의 관계에서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한.중 간에도 양
국 관계가 급속히 발전하는 가운데, 동북공정 문제가 다시 언론에 부각되고, 백두산
과 관련한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양국 관계 발전이라는 대국적 견지
에서 그런 문제들이 장애가 되지 않도록 원만히 처리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새해 한.중관계에 대한 전망은.
▲수교 15주년을 기념하는 '한.중 교류의 해'를 맞아 경제, 학술, 문화, 스포츠,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행사가 연중 양국 각지에서 진행된다. 이 행사는 두
나라 국민 간의 명실상부한 교류협력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고 평화와 공동번영의 미
래를 함께 개척해 나가는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한.중 협력관계는 동북아의 평화.안정,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관계다. 양국은 최대 현안인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라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국제무대에서도
상호 이해와 협의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경제.통상 분야 역시 발전 추세가 심화될 것이다. 양국은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
적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발전 잠재력은 무한하다. 우리 정부는 경제통상관계
를 안정적이고 양호하게 계속 관리하고 각종 통상마찰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협력체제를 긴밀하게 구축해 나갈 것이다.
올해는 한.중 FTA 산.관.학 공동연구가 개시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이 심도 있게 연구.분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양국 간의 현안과 해결방향은.
▲교역규모가 2천억달러, 인적교류가 1천만명 시대를 향해 발전해 나가는 과정
에서 양국 간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의 과제는 이
런 현안을 어떻게 하면 긴밀하고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잘 관리하면서 윈-윈의 자
세로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양국 간에는 여러 차원에서 매우 긴밀하고 심도있는 협의와 대화가 이루어
지고 있어 이를 통해 각종 현안을 원만히 처리함과 동시에 양측이 상호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한.중 간에는 FTA 공동연구, 경제통상협력 비전 연구
등 관계 발전의 추동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능동적 현안 발굴 노력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한.중관계는 앞으로도 발전을 거듭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 북핵 6자회담 등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과 앞으로의 회담전망은.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다른 참여국들과 함께 북핵문제를 6자회담을 통
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한.중 양국은 매우
긴밀하게 협력했다.
12월18-22일의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는 초기단계 조치 및 공동성명 이
행문제에 대해 회담 참여국 간에 심도 있고 진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구체적인
합의는 보지 못했지만, 각국의 관심사항에 대한 이해가 제고됐고, 미.북 간의 별도
협의에서는 BDA 문제에 대한 건설적 논의가 있었다.
이번 6자회담은 차기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에너지를 모으고 기
반을 조성하는 등 징검다리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앞으로 관
련국 간의 입장차를 더욱 좁히기 위한 사전협의를 긴밀히 진행, 다음에는 실질적 진
전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한.중관계의 바람직한 발전방향과 그 가능성은.
▲한.중관계는 경제.무역.인적교류 뿐 아니라, 지도자들 간의 긴밀한 의견교환,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조, 6자회담 진전을 위한 협력 등 정치.외교분야에서도
신속하게 발전, 강화되고 있다. 두 나라 관계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지역적인 통합과 번영에도 기여하는 매우 중요한 '전면적인 협력 동반자 관계'
다.
올해 한국에서는 대선이, 중국에서는 17차 당 대회가 있어 양국 모두 새로운 정
치적 변화가 예견된다. 그러나 양국관계는 국내적인 선거나 정부교체 등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튼튼한 기초 위에 놓여 있고,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발전추세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중국내 한류의 현황과 확산 방안은.
▲중국은 한류의 진원지로서 한국의 영화, TV 연속극, 음악, 의상, 상품 등 한
국의 대중문화와 상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과 호감이 하나의 포괄적 사회현상을
형성할 정도로 확산돼 있다.
지난해 중국에 수입된 외국드라마 50편중 16편이 한국드라마였다. 나머지의 대
부분은 홍콩.대만 드라마였다. 이를 보면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중국인들을 계속
매료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국립발레단의 공연이나 판소리 공연 등도 반
응이 좋았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어과를 설치한 대학이 50곳을 넘어 한국 문화의 저
변이 상당히 확대됐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한류 지속을 위해서는 문화교류의 쌍방향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한풍(漢風)'으로 불리는 중국문화와 중국어 등에 대한 한국
인들의 관심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한·중 교류의 해'인 올해는 문화.예술, 관광, 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행사들
이 연중 계획되고 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우수한 한국문화를 중국에 제대로 알리고
한류를 중국에 확산시키는 계기로 활용해 나가려고 한다. 언론의 많은 관심과 지원
이 필요하다.
-- 반(反)한류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한류 현상으로 인해 많은 중국 사람들이 한국을 동경하고 가깝게 느끼고 있으
나 최근 한류 비판 움직임도 있다. 한류가 지나치게 상업성을 띠고 있는데다 일부
한국 청소년들의 행태가 한류를 통해 중국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인사들은 문화대국으로서의 자존심 손상을 간접적으로 내
세우기도 하고, 한류로 입지가 좁아진 중국 연예계 일부 인사들의 불만도 있다.
한류에 비판적 시각은 아직 소수지만 초기단계부터 잘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
리 언론도 한류의 '중국공략'이니 '중국점령'이니 하는 자극적 표현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건전한 교민사회의 형성방안과 영사서비스 방침은.
▲현재 중국에는 50만명 이상의 우리 교민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
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앞두고 한국인의 중국 진출은 더욱 늘어 조만간 100만명
교민 시대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들은 많은 지역에서 모범적인 교민사회
를 형성해 오고 있으나 제도 및 문화의 차이, 준비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도 적지 않다.
주중대사관은 각 지역 한국인회나 한국상회와 긴밀히 협력, 교민사회가 한.중
관계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중국 국민의 신뢰를 받는 모범집단으로 뿌리내리도록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계속 제공할 것이다. 또 중국 유관기관과의 외교접촉을 통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찾아가는 영사서비스'로 영사.교민 행정의 질을 향상
시켜 교민과 함께 하는 대사관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우리 국민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중국은 현재 국제사회에서의 지위가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올바
른 이해와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면서 한.중관계의
부단한 발전에 주력한다면 중국의 발전은 우리에게 도전보다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주중대사관은 국민적 기대와 성원을 마음에 새겨 국익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바탕으로 대중국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넓혀
가는 한편 인적교류 1천만시대, 교민 100만시대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해 나갈 것이
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지도를 부탁드린다.
d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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