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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지식인들 '노정권' 논쟁 시작

강준만, 손석춘, 김동민 등 노정권과 진보진영 각양각색 평가

  • 등록 2007.01.04 18:18:18

 

 노무현 대통령이 ‘막 말 정치’로 연일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진보 지식인들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진보진영 내의 참여정부를 둘러싼 논쟁과 그에 대한 첨예한 대립은 올 대선을 앞두고 불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강준만 “노 대통령 옹호론자 ‘소통불능’ 상태”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3일자 한국일보의 ‘소통불능’이라는 칼럼을 통해 노 대통령을 둘러싼 옹호론을 문제 삼았다. 그는 “노 대통령 지지도가 10%대를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옹호론은 원인 규명에 소홀하거나 '보수신문, 야당 탓'을 한다”며 “그건 사실상 많은 국민이 보수신문, 야당에게 놀아났다는 걸 전제하는 것으로 오히려 국민을 화나게 만드는 자해(自害)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강 교수는 “노 대통령의 '말'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그걸 사소하게 여기는 옹호론은 그 문제가 '거칠다'는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독선과 오만'이라는 알맹이의 문제라는 걸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이런 옹호론의 문제는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바닥을 헤매는 이유와 상통한다”면서 “그건 바로 '소통 불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을 이해해보려는 마음이 없이 자신이 미리 만들어놓은 '정답'에 따라 남과 세상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습관이 낳은 비극”이라며 “자신이 선(善)과 정의(正義)를 대변한다는 자세를 취하니, 많은 사람들이 기가 질려 고개를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석춘 “노무현 지지도 하락 과연 언론탓인가”

 한편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전 한겨례 기획위원)은 노무현 정권을 범진보진영과 철저히 분리하여 비판했다. 그는 1일 ‘반동보다 더 두려운 것은 패배주의다’라는 <오마이뉴스>기고문을 통해 “무늬만 '진보'인 노무현 정권의 실패가 생게망게하게도 진보세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 틈을 타 수구반동 세력이 살천스레 활개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원장은 “지금 이 순간도 비정규직 노동자와 농민, 광범위한 도시빈민과 청년실업자들이 고통 받고 있고, 중산층마저 양극화로 무너지고 있다”며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현재 권력을 쥔 노무현 정권에 물을 수밖에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물론,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그 고통이 덜어질 일은 결코 아니”라면서도 “그렇다고 노 정권을 비판하지 않는 것, 바로 그것이야말로 뿌리 깊은 패배주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자유주의가 지배하고 미국에 휘둘리는 분단조국은 결코 영원불변의 '질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손 교수는 2일 칼럼에서는 ”2006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곤두박질 친 가장 큰 까닭은 '언론 탓'이 결코 아니”라며 “그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전격 합의'한 데 이어 한-미 자유무역 협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했고 그 두 가지 정책을 적극 찬성하고 '홍보'해준 것은 바로 '언론'”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노 대통령을 향해 “국민 평가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은 독재정권이 나 할 수 있는 말”이라며 “남은 1년에 "레임 덕은 없다"고 공언하기 전에, 울뚝밸을 삭히라”고 비판했다.

 김동민 “진보진영 내부 과오, 노무현 탓으로 돌려?”

 이에 대해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는 4일 <오마이뉴스>의 기고문을 통해 “진보세력 전반에 대한 불신이 노무현 정권의 실패 때문이냐”고 반박하며 “이는 80년대식 관성에서 비롯된 진보진영 내부의 과오와 그로 인한 비판적 평가를 노무현 정권 탓으로 돌리는 비열한 책임 회피”라며 사실상 노 정부를 옹호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진보세력을 겨냥해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안이한 발상으로 구태의연한 투쟁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 실패의 결과가 진보세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 맞는가? 둘 사이에는 분명한 인과관계가 존재하는가?”라고 되물으며 “생게망게하다는 표현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인과관계를 입증해주지 않는다는 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날 <데일리서프라이즈>의 칼럼을 통해서도 손 교수를 논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 ⇒ 진보세력 전반에 대한 불신 ⇒ 수구반동 세력의 준동. 손석춘의 네 탓이오 공식”이라며 “수구반동 세력이 등장한 배경은 그들 나름의 정치적 계산에 의한 자발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들이 활개를 치며 준동할 수 있는 힘은 조·중·동이라는 한 배를 탄 배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 교수는 “부동산 대책은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부동산 문제로 국정에 대한 지지율이 타격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중동의 허위, 왜곡보도로 인한 여론의 왜곡은 머지않아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국민 평가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에 대해 ‘독재정권이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정색하는 것도 어색하기 그지없다”며 손 교수의 언급을 비판하는 한편 “내가 독해하기로는, 어차피 좋은 평가가 나오기 어려우니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신경 쓰거나 연연해하지 않고 임기 동안 해야 할 일 묵묵히 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권의 지지율이 10%대 초반으로 폭락하고, 열린당의 붕괴가 현실화되면서, 진보진영 내에서는 노정권과 진보적 가치에 대한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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