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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조국에 유리하게 방송했다는 KBS 기자의 고백

‘저널리즘 토크쇼 J’ 편향성 지적한 기자, 불러올 효과

소위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언론 까부수기 전통을 잇는 KBS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 있다. ‘저널리즘 토크쇼 J’가 그것인데, KBS의 한 기자가 “이 프로그램은 조국 (법무부) 장관한테 유리하게 방송되고 있다”고 공개 발언했다가 KBS가 사과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됐다. 9월 18일 본방송 녹화가 끝나고 유튜브 생방송 ‘저널리즘 토크쇼 J 라이브’에 출연한 김 모 기자가 조국 장관 가족에게 반론권이 제대로 안 주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한 패널이 지적하자 반박하면서 논쟁이 붙었다. 김모 기자가 “며칠 전 정경심 교수에게 일방적 언론 보도에 대해 하실 말씀 충분히 하실 수 있게끔 해드릴 테니 보도에 응해 주실 수 있냐고 휴대전화, 페이스북으로 여쭤봤는데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하자 한 패널이 “(응하지 않은 건) 신뢰도의 문제라고 보인다”라고 말하자 다시 김 기자가 “왜요, 이 프로그램은 충분히 조국 장관한테 유리하게 방송이 되고 있는데”라고 응수했다.

이 발언을 들은 또 다른 출연자 패널이 “방금 같은 거 위험한 발언인 거 알아요? 본인의 판단이에요?”라고 물었고 김 기자는 “제 판단”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후 대깨문과 같은 극성 지지자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저널리즘 토크쇼 J 제작진은 19일 “J 라이브 출연 기자의 발언 가운데 일부는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 정제되지 않은 어휘를 사용해 논란을 키운 점에 대해서 정중히 사과한다”고 해명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작은 해프닝에 불과한 이 사건에 여러 언론이 주목하여 보도하고 KBS 제작진까지 나서 공식 사과한 사실은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째 김 모 기자는 KBS를 지배하고 있는 언론노조 소속의 기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기자마저 KBS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 조국 방어를 위해 소모되고 있다는 점을 사실상 자인했다. KBS 언론인들의 ‘조국 보도참사’라는 자조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얘기다. 

유사 파시즘에 잠식당한 KBS, 미래 있나

비단 이 프로그램만 그럴까. KBS 뉴스나 다른 시사 보도프로그램이 조국 입장에서 조국을 위해 방어하고 조국과 함께하는 문재인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저질의 선동매체로 값싸게 소모되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파시즘에 젖은 KBS 조직 문화를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가능한 모든 논리를 동원해 조국을 보호함으로써 문재인 정권을 지킨다는 저속하지만 무서운 결속주의가 발견된다. 김 기자를 향해 “방금 같은 거 위험한 발언인 거 알아요? 본인의 판단이에요?”라는 질문은 언론의 자유와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는 자유주의 문화에서는 나오기 힘들다. 한 개인의 자유로운 생각과 비평에 대고 ‘너의 판단이냐’고 묻는 것은 일정한 방향과 답이 정해져 있는 대깨문으로 상징되는 전체주의 문화를 보여주고, 김 기자의 언행은 일종의 금기행위이기에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KBS는 문재인 정권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동일시하는 유사 파시스트들이 잠식하고 있다. 

셋째 KBS 내부도 분열의 마그마가 끓고 있다는 사실이다. 땅속 깊은 곳에 흐르는 마그마는 지각의 약한 부분을 뚫고 올라오는데 그 과정에서 응축되고 내부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그 압력으로 인해 결국 지표면 밖으로 분출하고야 마는데 화산의 폭발력은 그러한 마그마 양에 따라 결정된다. 조국 사태는 KBS를 지배하는 언론노조 소속 기자와 PD들의 결속력을 해체하는 분열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개인의 사고와 표현을 억압해 무릎을 꿇린 ‘저널리즘 토크쇼 J’ 김 기자 해프닝과 같은 사례들은 KBS 분열의 마그마 활동을 더욱 촉진시킬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국을 옹호하던 한 패널이 ‘오늘밤 김제동’ 후속 시사토크 프로그램 ‘더 라이브’ 메인 진행자로 발탁된 점도 마찬가지의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얼마 전 KBS 신뢰도가 유튜브만도 못하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 남에겐 혹독하지만 자신들 내부의 망가진 저널리즘에 대해선 평가하지 못하는 반신불수 KBS 내부에서 어찌됐든 마그마가 끓고 있다는 징후가 발견됐다는 사실은 나쁘지 않다. ‘조국에 유리한 방송’이라는 한 기자의 뜻하지 않은 고백이 일으킨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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