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미디어워치 (국내언론)


배너

방문진 野 이사3인, 고영주 사퇴에 ‘혈안’

‘논의 안건’ ‘방문진 정관’ 등 논점 흐리기로 시작…여당 이사 인신공격으로 이사회 결국 파행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 3인(유기철 이완기 최강욱)이 또 다시 고영주 이사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해 8월, 10기 이사진 구성 직후 야당의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 이슈화에 맞춰 논의된 ‘이사장 고영주 불신임 결의안’을 재차 들고 나온 모양새다.


지난 해 논의 당시, 고영주 이사장은 사회를, 여야 이사 8인은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각 이사들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인사말 속 발언이 방문진 이사장직을 수행하는 데 관련이 없으며, 야당과 언론노조가 동시에 고영주 이사장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는 사실상의 정치공세라는 판단 하에 불신임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야당 추천 이사 3인은 “안타깝다” “고영주 이사장과 같은 생각이냐” “소신이 없다” 등등의 말로 타 이사들의 개인적 정치성향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내며 말꼬리를 잡는 등 ‘불신임 결의’ 논의를 끝내려 하지 않았다.


각 이사들의 의견 개진으로 이미 결론지어진 논의였으나, 소모적인 말씨름을 끝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표결이 진행됐고, 유기철 이완기 이사는 ‘논의’가 아닌 ‘표결’로 결정하려 한다며 기권했다.


결론적으로 ‘불신임 결의안’은 부결됐지만 이 후 연말까지 이들 이사들은 ‘다수의 횡포’라는 논리로 언론플레이를 진행 해 타 이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논의 과정은 누락한 채 본인들의 문제제기와 표결에 의한 결론만 강조 돼 타 이사들은 물론, 방문진 이사회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입장이다.


일부 이사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논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긴 시간을 거쳐 이사 8인(이사장은 사회)이 서로 주고받은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들이 처음 주장한 내용을 매 회의 때마다 반복하는 이유를 야당 추천 이사 3인의 ‘경력관리’라 주장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야권의 문화방송(MBC) 장악을 위한 정파적 의무 수행 중이라는 해석으로, 자신들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10기 이사회 초기 야당 추천 이사 3인이 여당 추천 몫이 다수라는 점을 이용한 ‘다수의 횡포’ 프레임 선공을 위해 6인의 이사들을 ‘정권의 호위무사’라 비하한 것에서 비롯된 발상으로 보인다.


20일 진행된 회의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소모전으로 마무리됐다. 야당추천 이사들은 안건 설명을 하기 전 방문진 정관 13조 2항(이사회의 의결사항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당해 안건에 관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 이 경우 회의에 참석하지 아니하는 이사는 당해 안건에 한하여 재적이사 수에 산입하지 아니한다)을 들며 이사장의 퇴장을 요구했다.


그 동안 방문진 이사회 회의가 ‘의견개진-중구난방-인격모독-막말/고성-표결’이라는 상당히 소모적 형태로 진행돼 온 점에 비춰볼 때, 사회자의 권한으로 표결에 부쳐질 것을 미연에 방지한 듯한 꼼수로 보인다.


야당추천 이사들은 이사장 직 사퇴가 고영주 이사장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것이라 주장했지만, 여당추천 이사들의 견해는 달랐다. 고영주 이사장은 “아무 이유 없이 의혹을 제기해 놓고 사회를 그만두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반론을 제기했다. 이어, "매번 이런 식으로 안건을 상정해놓고 나를 퇴장시키면 나의 사회권은 박탈당하는 것 아닌가"라며 항의했다.


또, 다른 이사들은 고영주 이사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는 불신임을 결의하는 것과 구분돼야 하며, 거취의 건 논의를 위해서라면 이사장의 입장도 논의 과정에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이사장 퇴장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는 야당추천 이사들이 안건 설명 전부터 정관에 대한 일방의 해석을 주장하며 회의를 소모전으로 유도한 셈인데다, 고 이사장 거취에 대한 논의와 불신임 결의를 별도로 해야 한다는 이사들의 요청을 거부했다. 거취에 대한 논의 속에 불신임 결의가 포함될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회의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완기 이사의 안건 설명과 고영주 이사장의 입장 표명, 이인철 이사의 의견개진만으로 2시간여가 흘렀다. 그 과정에서 유기철 이사는 “(고영주 이사장에) 정신차려라” “(고영주 이인철 이사에) 두 분 앞으로 각오하시라” 등의 협박성 발언을 내는가 하면, 최강욱 이사는 “어떤 분은 회의 발언시간 제한하자고 한다. 시쳇말로 같은 편이다”라며 여야 편을 가르고, 같은 편도 나무란다는 식의 비아냥 섞인 발언으로 감정을 자극했다.


특히, 최강욱 이사는 “‘공산주의자’ 딱지를 붙였다”며 ‘공산주의자’라는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고영주 이사장의 발언을 소위, ‘일베 판사’의 발언과 등치시키기도 했다.


또, 최강욱 이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방문진 이사회를 ‘개와 짐승의 시간’이라 표현한 것과 관련, 유의선 이사가 모욕감을 호소하자, “무식하다”고 맞받는 등 본인이 예상치 못한 타인의 정서와 감정에 대한 유감이나 사과 표명 없는 일방통행식 태도를 고수했다.


이 날 소모적으로 진행된 회의와 그 과정에서 오고 간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여당추천 이사들은 차례로 퇴장했으며, 논의는 회의 정족 수 부족으로 결국 파행됐다. 안건은 자동 기각됐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