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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논란 시끄러운데도 ‘조용한’ 민언련, 왜?

민언련, 10년 전엔 “포털사 제목 수정 고쳐야”... ‘포털저널리즘’ 앞세워 포털 책임론 주장


포털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서 좌파진영 최대 언론단체로 꼽히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포털 논란에 사실상 침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의 포털 뉴스 편향성 주장을 적극 반박하지도, 그렇다고 포털 비판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민언련 홈페이지에 따르면, 새누리당 발 포털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논란이 확산된 상황에서도 민언련은 포털 뉴스에 관한 공식 논평이나 성명 등을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 뉴미디어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오던 이 단체가 유독 포털 뉴스 정치편향 논란 대목에선 침묵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의도연구원 포털 보고서를 계기로 포털 개혁 목소리를 높이는 새누리당에 대해 야당과 좌파진영의 ‘포털 길들이기’라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민언련의 이 같은 대조적인 침묵은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민언련 출신 최민희 의원 ‘포털 기사제목 임의편집’ 주장에 “사실 아니다” 포털 옹호

포털의 뉴스 서비스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새누리당은 포털이 기사 선택, 배열, 제목 수정 등 자의적인 편집행위로 여당에 불리한 기사를 메인에 집중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이 뉴스 구성에서 언론사와 기사를 선택하고 제목까지 수정하는 등 사실상 새로운 유형의 언론으로 기존 언론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논란 중심에 선 ‘포털 모바일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주도한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은 이에 앞서 7일 오전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포털들이 자신들은 뉴스를 그냥 유통만 한다고 했는데 분명히 이 기사들을 언론사를 지정한다든지, 기사를 골라서 배열한다든지, 제목까지도 수정한다든지 이런 행위들을 통해 보여줬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며 “이런 부분들을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포털이 언론사로부터 제공받은 기사를 소스로 독립적인 언론기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야당은 새누리당의 이 같은 포털 지적이 내년 총선을 앞둔 ‘포털 길들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 미방위 소속인 최민희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의 보고서 자체가 “일정한 포털 길들이기 목적으로 만들어진 맞춤형 주문”이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분석한 교수, 연구에 참여한 교수조차도 이번 연구결과를 가지고 포털이 친야당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이미 다른 인터뷰에서 고백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한 포털이 기사 제목 등을 임의로 편집한다는 여당 측 지적에 대해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제목이 길어서 화면에 다 안 들어가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아니냐”고 반박하며 “기사를 전부 분석한 것도 아니어서 참고할만한 보고서가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처럼 포털의 자의적 뉴스편집 행위를 적극 부인하며 포털을 옹호한 최 의원이 몸담았던 민언련은 약 10년 전 포털이 기사 제목을 자의적으로 수정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포털 저널리즘’ 문제를 적극 제기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 최 의원은 민언련 사무총장이었다.

10년전 민언련, “포털사들의 기사 제목 수정 행태 반드시 고쳐져야” 새누리당과 취지 같아

민언련이 주관하고 한국기자협회,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언론재단 공동주최로 지난 2005년 7월 19일 프레스센터에서는 ‘올바른 포털저널리즘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당시 민언련 측 이희완 인터넷 정보부장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포털 3사 메인화면의 '뉴스박스'에 게재된 기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기사의 85%가 제목이 수정됐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이 5, 6월중 24일 동안 4천 659건의 포털 뉴스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사 합쳐 동일한 기사 제목은 677건으로 14.5%, 부분 수정은 3천339건으로 72.8%, 전면 수정은 588건으로 12.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완 부장은 "모니터 결과 최종 기사의 제목이 크게 변질되어 전혀 다른 기사처럼 만들어지거나, 왜곡, 흥미유발, 선정적 제목으로 전면 수정하는 사례가 12%나 됐다"며 "포털사들이 제한된 공간 때문에 제목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올바른 포털 저널리즘 형성을 위해 반드시 고쳐져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또 포털 뉴스에서 연예, 스포츠 등 연성 기사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포털의 의제설정 기능은 점차 커지고 있는 반면 게이트키핑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었다.

이 밖에도 당시 토론회에서는 포털사들이 뉴스 편집권을 올바르게 행사하고 의제설정에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포털 뉴스가 사실상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법제도를 정비해 편집권 남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었다.

당시 민언련 주관 토론회에서 나온 포털 비판 논리는 현재 새누리당 측이 포털을 비판하는 것과 진영의 차이만 있을 뿐 대동소이했다.

포털 뉴스편집 논란에 침묵하는 민언련, “포털 비판은 새누리당 돕는다는 생각 탓 같다”

포털 뉴스 공정성 관련한 논란에서 보이는 민언련의 눈에 띄는 침묵은 이 같은 과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포털 길들이기’라며 앞장서 비판하자니 과거 포털 뉴스를 모니터링한 자신들의 경험사례를 무시할 수 없고, 그렇다고 포털을 비판하자니 새누리당 측과 같은 입장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진영논리 때문으로 추측된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 겸 시사미디어비평가는 “과거 포털의 저널리즘을 비판한 민언련이라면 현재 포털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서 개선에 힘을 보태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민언련은 지금 포털을 비판하는 것은 새누리당을 돕는 것이라는 진영논리만 따지는 것 같다. 포털의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라는 걸 민언련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포털 개선에 민언련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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