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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대변한 한국일보 기사, 여론조작 의혹만 더 키웠다

‘기계적 알고리즘’은 뉴스분류 1차원적 역할만

새누리당의 포털 비판을 역비판하는 논조를 보이는 한국일보가 국내 양대 포털의 뉴스 편집 과정을 취재해 소개하는 기사를 21일 게재했다. 새누리당 측이 포털 뉴스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계적 알고리즘을 거치지 않고 사람 손으로 편집하다 보니 뉴스가 편향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데 대한 반박차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사에 따르면, 포털사들이 공정하다는 근거로 내미는 기계적 알고리즘은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편집 과정에서 뉴스를 이슈에 따라 단순 분류하는 역할을 할 뿐, 기사의 가치 판단과 배열은 ‘큐레이터’로 불리는 기사배열자들이 하고 있었다.

이는 포털의 뉴스편집이 베일에 가려진 큐레이터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또한 포털의 뉴스편집이 큐레이터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주관, 이데올로기에 따라 얼마든지 편향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일보는 '"정치적 균형 눈치에 비판 기사 뒤로… 선정적 뉴스 위주 배열"-(상) 악마의 편집인가 정치적 트집인가 / 네이버ㆍ다음카카오 편집 들여다보니' 제목의 기사를 통해 포털의 뉴스편집 과정을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포털들이 제휴를 맺은 매체로부터 공급 받는 뉴스는 하루 평균 2만~3만건이다. 이를 1차적으로 자동 분류 프로그램이 우선 분류한다. 자동 분류 프로그램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뉴스를 분류하는 소프트웨어로, 기계적 알고리즘이 바로 이 부분이다. 다음카카오는 이를 루빅스로 부르고, 네이버는 따로 명칭이 없다.

양대 포털의 기계적 알고리즘이 뉴스를 분류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겹치는 단어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다. 즉 동일한 단어가 여러 번 반복될 경우 이를 같은 성격의 기사로 분류한다.

대신 기계적 알고리즘은 기사의 중요도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신, 장문 기사, 사진 한 장 등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신뢰도가 높은 매체와 그렇지 못한 매체를 가려내지도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양대 포털은 수십 년 연혁을 갖고 있는 언론사들에 가중치를 부여해 기계적 알고리즘이 이들 뉴스를 우선 분류하도록 한다. 미국 구글 역시 가중치 없이 뉴스를 노출하다 신뢰가 떨어지는 뉴스가 노출되자 일부 언론사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는 게 포털 측의 입장이라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좋은 기사 생산해도 소규모 매체는 포털에 차별받는다는 사실 증명한 한국일보 기사

하지만 이는 거꾸로 포털이 신뢰도를 이유로 주요 대형매체 중심으로 기사를 노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결국 좋은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라도 역사가 짧고 소규모 매체라는 이유로 포털사로부터 차별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기사에 따르면, 뉴스 편집 과정에서 기계적 알고리즘은 기사의 경중을 가려내지 못하기 때문에 양대 포털은 ‘큐레이터’라고 부르는 기사배열자를 따로 두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일반뉴스 20명, 연예 10명, 스포츠 15명 등 총 45명이 있으며 다음카카오는 40명을 두고 있다. 기사배열자들은 기사의 경중과 중요도를 따져 배열 위치나 우선 노출 여부를 결정한다. 기사배열자들은 팀장급의 경우 기존 유력 신문사 기자출신들이 맡고 있고 팀원들은 자체 육성 인력들이다. 단 양대 포털은 뉴스 제목 편집은 저작권 위반이라 절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에 반해 미국과 일본의 야후 뉴스 서비스는 생산부터 배열까지 모두 사람손에 의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 역시 뉴스 서비스를 위해 ‘알고리즘에서 벗어난 스토리를 찾아 낼 수 있는 언론인’을 조건으로 뉴스편집장 모집공고를 냈다고 전했다.

국내 포털사들이 오히려 해외의 사례보다 뉴스 서비스 공정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려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기사는 포털 뉴스서비스의 메인화면 편집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덧붙였다.

아울러, 기사는 포털사들이 편향 논란에 오히려 자기검열을 하는 측면이 있다며, “또 비판 기사를 홀대하는 측면도 있다. 즉 일종의 눈치보기에 따른 자기 검열”이라며 “포털 관계자는 “10여년 이상 뉴스를 다루면서 정치적 균형을 의식해 비판 기사를 뒤로 미루는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포털 관계자도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반복되면서 일부러 두루뭉실한 제목의 기사를 더 내세우게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일에 싸인 포털 기사배열자 수십명이 수천만 국민에게 기사 강제로 읽혀

포털의 입장을 전적으로 옹호하는 취지의 한국일보의 이 같은 기사는 그러나 오히려 포털의 뉴스편집이 기사배열자들의 주관과 판단에 달렸음을 보여줘, 공개여론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공정성 논란이 거센 뉴스 편집 문제에서 기사배열자들이 베일에 가려진 채 얼마든지 뉴스의 취사선택과 배열 등으로 여론을 조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의 기사마다 작성한 기자를 공개해 기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처럼 포털의 뉴스편집에서도 기사배열자들을 공개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변희재 회장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모든 언론사는 기사를 실명으로 올린다. 남의 기사 헐값에 사와, 편집 장난으로 언론권력을 탈취한 포털사는, 누가 저런 정권 죽이기형 기사를 매일 같이 올려대는지 알 수가 없다. 바로 이게 포털의 검은 권력의 실체”라며 “현행법 신문법상, 포털은 언론사가 아닌 인터넷뉴스서비스업자로 되어있는데, 시행령을 개정하여, 포털과 같이 뉴스를 사와 편집장난을 하는 사업자들의 경우, 뉴스편집진의 실명과 연락처를 전원 공개하고, 메인에 올린 기사에도 실명을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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