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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언론사의 소스와 네이버가 제공하는 편집 가치가 중요”

2013년 네이버 핵심 인사가 밝힌 네이버의 성장 배경 “네이버와 웹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B급, 언론사로 치면 게이트키핑을 통과 못한 콘텐츠들 때문일 수도 있어요”

포털의 뉴스 편집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비판에 ‘우리는 플랫폼을 제공할 뿐 언론사가 아니다’며 발뺌하는 포털이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뉴스서비스에서 ‘편집’ 가치를 핵심으로 꼽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또한 네이버 폭발적 성장의 한 배경으로 ‘게이트키핑 통과 못한 B급 콘텐츠’ 등을 꼽아 네이버의 공적 책임론 여론이 더욱 강하게 일 것으로 보인다.

유봉석 NHN 미디어플랫폼센터장(당시 미디어서비스실장)은 2013년 12월 10일 분당 NHN 사옥에서 이루어진 방송기자연합회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 모바일 뉴스 서비스 현황 등에 대해 자세히 털어 놓아 눈길을 끌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랫폼센터장 “뉴스에서 중요한 건 언론사의 소스와 네이버가 제공하는 편집가치...실시간 뉴스 수요와 같은 가치 모바일에 주입”

2014년 1월 6일 방송기자연합회 '“모바일 뉴스 소비, PC와는 전혀 딴판”_유봉석 NHN 미디어서비스실장'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유 센터장은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모바일 전환을 지휘한 인물이다.

유 센터장은 인터뷰에서 “PC 기반 뉴스 서비스의 승부는 이미 네이버의 승리로 끝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모바일 전환기에 네이버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현재는 PC 시절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의 특성을 살린 서비스 모델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2000년대 중반만 해도 뉴스캐스트 같은 모델이 나올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 못 했잖아요. 아마 새해가 모바일의 새로운 모델이 본격 모색되는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라며 “결국 뉴스에서 중요한 것이 언론사의 소스와 네이버가 제공하는 편집 가치입니다. 거기에 실시간 뉴스 수요와 같은 가치를 모바일에 주입하려고 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유 센터장은 이어 “네이버 뉴스가 모바일에서 소비되는 양이 얼마나 됩니까?”라는 질문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PC에서의 뉴스 소비량이 줄어서 모바일이 성장한 게 아니고 덤으로 성장한 부분이 있어요.”라며 “모바일에서의 뉴스 소비량이 PC에서의 소비량을 2012년부터 추월했습니다. 모바일에서 네이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증가 속도가 PC 시절보다 세 배는 빠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질문엔 “예전엔 플랫폼이 희소했고, 지금은 이용자의 관심이 희소한 시대입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러 플랫폼에 찾아가던 시대가, 플랫폼을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가질 수 있는 시대로 변했죠.”라며 “플랫폼 독점 시대에는 콘텐츠를 잘 만들기만 하면 와서 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플랫폼이 많으니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들이밀어야 합니다. 옛날엔 맛집이 잘 돼 줄서서 사람들이 먹었는데, 이제는 나가서 전단지도 나눠줘야죠. 전통적 플랫폼의 힘이 약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으로 고민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유통시키고, 어떻게 이용자를 만날지 전략을 세워야죠. 생산 플러스 전략. 모바일도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디바이스가 계속 분화하니 거기에 일일이 대응해야죠.”라며 “예전에 신문사는 레이아웃을 5년에 한번 바꾸고 알맹이만 잘 만들면 부수도 늘었지만 지금은 알맹이만 바꿔서는 답이 안 나오는 시대죠.”라고 덧붙였다.

“모바일은 PC와 소비행태가 전혀 달르다...편차도 적고”

유 센터장은 PC와 모바일 뉴스 소비 행태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그는 “PC는 일단 사무실, 학교에 가서 켜죠. 그러다보니 오전 8시부터 떠요. 9~10시에 업무가 시작되면 줄었다가 점심시간 직후에 한번 피크를 쳐요.”라며 “그러다 오후 되면 줄고, 4시쯤 업무에 지치면 그때 한번 약간 올라갔다가 6시부터 내려가죠. 퇴근해야 하니까. 밤 9시부터 약간 올라가는데 낮 시간만 못해요. 그다음부터는 쭉 내려가요.”라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은 다른 게 아침 6시 반에서 7시부터 떠요. 일어나자마자 켜는 거죠. PC보다 워밍업 시간이 한 시간 이상 빨라졌어요. 그리고 이동하면서 보잖아요. 출퇴근 시간에 안 떨어져요. 지하철, 버스에서 보고. 계속 상승하다가 점심시간에 떨어지죠. 밥 먹어야 하니까.”라며 “그리고 6시 이후부터 더 떠요. 업무도 끝났고, 공부도 끝났으니 시간이 생긴 거죠. 그러다가 피크치가 밤 11시부터 11시 30분. 그 이유는 침대에서 자기 전에 한 번 더 하루를…. 모바일은 PC하고는 소비행태가 시간대별로 전혀 달라요. 편차도 적고.”라고 답했다.

이 같은 뉴스 소비 행태는 PC 기반 뉴스서비스보다 모바일 기반 뉴스서비스의 영향력과 폭발력이 더욱 강력할 수밖에 없는 반증이다.

유 센터장은 모바일 뉴스의 소비층 변화도 설명했다. 그는 “PC 시절에는 2, 30대 남성 이용자가 제일 많았는데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2, 30대 여성 이용자가 더 많아졌어요. 아주머니들이나 전업 주부들도 모바일을 보는 거예요. PC는 켜야 하니까 아이들이나 남편의 전유물이었는데 이제는 보는 거예요. 완전히 새로운 소비자가 나타난 거죠.”라며 “주위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30대 여성이 모바일을 제일 열심히 이용해요. 스마트폰을 가장 자주 바꾸고 빨리 도입하는 사람들이 강남의 30대 아줌마들입니다. 영향력 있는 이용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으면 수익은 그 다음에 고민할 주제라고 생각해요. 일단 영향력과 사람을 모아라, 그게 첫 번째죠.”라고 답변했다.

“방송사들은 A급 콘텐츠에 대한 장인정신 너무 강해...네이버 성장은 게이트키핑 통과 못한 B급 콘텐츠 덕분”

유 센터장은 방송이 모바일 적응력이 떨어지는 부분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그는 “방송의 모바일 적응력이 왜 떨어진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답변에 “방송은 절박함이 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은 무너지는 게 보이잖아요. 부수가 1년에 몇 만 부씩 줄고 하니까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고요. 하지만 아직 방송사는 속보체제 같은 것도 시도조차 하지 않죠.”라며 “방송사들은 정말 좋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 그 브랜드로 모바일 시대에 실시간 뉴스를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별 내공 없는 신생 매체들도 속보만 가지고 승부할 수 있는 시대거든요. 기존 방송사들이 뭘 들이밀면 이용자들은 ‘어? 좋은 브랜드잖아. 낯설지 않은데.’ 하겠죠.”라면서도 “그리고 방송사들은 A급 콘텐츠에 대한 장인정신이 너무 강해요. 네이버와 웹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B급, 언론사로 치면 게이트키핑을 통과 못한 콘텐츠들 때문일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네이버 측 핵심 인사가 밝힌 ‘네이버 성장 배경’에서 이 같이 밝힌 대목은 뉴스 콘텐츠 질적 저하에 대한 포털의 무책임을 드러내는 한 단면일 수 있다. 네이버의 폭발적 성장을 ‘B급 콘텐츠’ ‘속도 우선주의’ ‘전략적 게이트키핑 부실’ 등을 꼽아서다.

한편, 유 센터장은 “모바일 시대에 언론사와 네이버가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저희가 다른 콘텐츠는 직접 만들 수 있겠지만 뉴스는 못 만들어요. 신뢰성 확보가 안 돼요. 방송사나 신문사의 강자들에 대한 브랜드가 아직도 작동하고 있습니다.”라며 “반면 언론사가 힘들어지면 저희도 콘텐츠 품질이 안 좋아집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개별 매체가 의미 있게 시도하는 신사업이 있을 경우, 저희에게 노하우가 있다면 전수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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