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공격을 의식해 거짓인터뷰를 하면서까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3연임에 도전하는 김광동 이사는 지난 5월 11일 이루어진 전화인터뷰에서 자신은 MBC 개혁을 위한 목적으로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예를 들어 과거 ‘손석희의 백분토론’ 당시 시청자의견을 조작한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해도 “방문진은 보다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는 엉뚱한 논리로 시민단체의 진상조사규명요청을 다시 거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 이사는 ‘우파시민사회와 교류가 활발한 사람이 김광동 이사다. 방문진 이사 몇 사람이 MBC 개혁하기 어렵다면 시민사회와 함께 공론화해 동력으로 삼으면 되지 않느냐, 그런데 왜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한 방법론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MBC 구성원들은 거의 노조 쪽 사람들이다. 미디어매체의 성격상 거기서는 자기가 떠벌리고 공개적으로 연대하고 함께해서 될 일이 아니다”며 “그건 물밑에서 하고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고 비공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좌파매체의 공격과 언론노조의 감시를 두려워하는 김광동 이사의 성향 상, 언론노조 측 사람들의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공개적인 MBC 개혁은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이사는 MBC 노사 단체협약과 관련해서도 ‘단체협약 내용이 심각한데 시민사회에 이 이슈로 왜 토론을 제안하지 않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김재철이한테 제가 얼마나 단체협약 반대했는지 확인해보라. 김재철이가 죽어도 안 받는다. 왜 안받는지 아나? 자기가 사장 더 하려고, 김재철이에 물어보라.”며 “공정방송조항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본부장을 문책하는 조항 있느냐, 노조가 문책하는 조항이 있을 수 있냐고 했다. 김재철 사장 등에 얘기하지 제가 시민사회에 어떻게 (그런 문제를)떠벌리나”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떠벌리는 게 아니라 단체협약에 문제가 있으니 시민사회에 그런 문제를 토론회로 제안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하자 김 이사는 “비공개토론은 다 했다.”고 했다.

기자가 “비공개토론으로 개혁 동력을 얻을 수 있느냐”고 반론하자 “차라리 김광동이 잘못했다 공개적으로 욕을 하세요”라고 발끈했다.

김 이사는 노조 비판을 의식한다면 무슨 개혁작업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노조 비판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조가 보이지 않게 활동한다는 것”이라며 “‘그럼 당신 자랑하는 거냐’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제가 말을 못하는 것이다. 지금 와서 무슨 자랑을 하겠나, 아무 의미 없는 것이고, 가야될 길이 머니까 조금 더 제대로 이 길을 끌고 갈 사람들을 찾아주는 게 좋겠다. 내 방법론은 썼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는 자신은 MBC 개혁은 공개 아닌 비공개적으로 할 만큼 했고, 그 길이 머니 조금 더 제대로 끌고 갈 차기 방문진 이사들을 찾으면 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광동 이사의 이 같은 ‘시민사회와의 연대 불가론’에 대해 김승근 미디어내일 공동대표겸 시사미디어비평가는 “MBC 개혁은 물밑에서만 해야된다는 생각이야말로 위험한 발상 아닌가. 그런 태도야말로 언론노조나 야당에게 아무런 관련이 없는 청와대나 여당까지 끌어들이는 물귀신 작전의 빌미를 주는 게 아닌가”라며 “그리고 MBC 개혁은 당연히 공개적으로 할 부분이지 물밑에서 한다고 되는 부분이 아니다. 그런 작업은 방문진과 경영진의 유착관계 의혹만 키울 뿐 MBC 본질적 개혁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비평가는 “김광동 이사의 납득하기 힘든 방법론 고집으로 6년간 우파시민단체가 제기한 갖가지 개혁 이슈들이 좌절된 걸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