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인사 파문의 주인공인 김호성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2007년 발생한 성폭력 사건 당시 보였던 리더십은 사건 발생 3년 뒤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를 받을 만큼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당시 스포츠부 소속 김 부장이 성폭력 사태 해결에 별 다른 의지를 갖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는 정황 증거는 대략 2가지 정도다.
김 부장은 직속 부하직원이었던 피해자가 피해 직후 어쩔 줄 몰라 호소하는 데도 가해자 면담까지 했지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 부장은 피해자가 회사 보고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취재에 따르면 가해자는 김 부장과 면담 뒤에도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볼 때 설령 이 사건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회사에 공식보고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렸더라도 김 부장이 가해자 면담까지 했다면 가해자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의 정식 사과를 지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을 볼 때 김 부장이 이 사건 해결에 적극적 의지가 없었다고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하나의 정황 증거는, 노조의 대부격 인사로 여겨질 정도로 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김 부장이 가해자의 가해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가해자는 3년 뒤 버젓이 노조사무국장에 임명됐다는 점이다.
가해자가 노조사무국장에 임명된 일은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이 과정에서 노조집행부에 나선 가해자를 김 부장이 만류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가해자가 노조사무국장에 임명된 사실 자체가 김 부장의 리더십에 의문점을 찍게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는 “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존경받고 지지받는다는 사람이 정작 노조원의 피해도 제대로 구제해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YTN 전반을 관리하는 기획조정실장직을 이끌어 갈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