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전남 진도와 경기 안산 등의 지역 상인과 주민들이 ‘세월호 피로’를 호소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다. 결국 세월호 참사 진원지에서조차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호소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진상조사와 무관하게 ‘대통령의 7시간’ 등 정치적 목적에만 매달려온 좌파언론들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도 애써 외면하려는 모양새다. 특히 미디어오늘 등 언론노조 측 매체들은 이 같은 목소리는 아예 무시하면서 세월호 정치공세 불지피기에 더욱 열중하는 형국이다.
세월호 참사 진도군 범군민대책위원회는 25일 오후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 체육관 퇴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체육관을 숙식 장소로 더 점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군민들의 입장”이라며 “지역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임시 거처를 팽목항이나 진도 자연학습장 등으로 옮겨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체육관은 진도의 유일한 종합체육시설로 주민의 건강을 돌보는 휴식 장소이자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유치한 내년 도민 체육대회를 개최할 기반”이라며 “벼랑 끝에 몰린 지역 경제를 살려 군민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거처를 옮겨 달라”고 정식으로 요구한 것이다.
현재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전체 실종자 10명 가운데 7명의 가족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 안산 지역 상인들도 26일 단원구 고잔동 문화광장 일대에서 세월호 현수막 철거를 위한 집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세월호 유족측이 자진해 현수막을 철거한 뒤 다른 곳으로 옮기자 집회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재현 안산 상인연합회장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고가 난 지 6개월째 되니까 유령 도시가 돼 버렸다”며 “현재 가게마다 매출이 50% 가까이 떨어지면서 문을 닫고 떠나는 사람까지 속출하고 있다”고 호소하며 현수막 철거 당위성을 강조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세월호 합동분향소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까지 내보이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도청 공연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는 참배객이 하루 5명 이내에 머물고 있으며 세월호특별법 제정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분향소를 유지하고 있지만 철거할 때도 된 것 같다”며 “다만 안전행정부 공문에는 실종자를 모두 찾은 뒤 합동영결식까지는 합동분향소를 유지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이제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진원지에서 이처럼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커지자 동아일보는 27일 사설을 통해 “사고 발생 5개월이 넘도록 세월호 특별법 논란이 지속되자 안산 지역은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정신적 피로감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진도 주민들은 올해 7월 세월호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100일 위령제를 지냈고, 상당수가 사고 수습을 위한 자원 봉사나 수색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런 주민들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가슴 아픈 요청을 하고 나선 것이다. 두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는 최근 유가족대책위 간부들이 대리 기사를 집단 폭행하는 등 비상식적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한 염증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아일보는 “세월호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에게 ‘청와대 때문에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기소권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고 주장했으나 거짓말로 드러났다.”면서 “유족들의 탈선 행보가 이어질수록 국민들의 마음은 유족들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월호 참사 사건과 관련해 대리기사 폭행 사건 및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등에 관해서는 축소보도하거나 외면하는 등 시종일관 정략적으로 보도해온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을 비롯해 미디어스, pd저널 등은 27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는 “언론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약 6개월 동안 그 누구보다 희생하고 봉사해온 진도와 안산의 주민들의 고통은 나몰라라하면서 세월호 보도를 하는 건 그 자체로 정치적 목적에 따라 보도해왔다는 자기고백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면서 “경향과 한겨레신문마저 보도한 진도와 안산 주민들의 고통받는 목소리를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등이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세월호 참사 보도에 있어 이들 비평지들이 얼마나 위선적인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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