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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진품명품’ 사태 부추긴 감정위원들의 비상식

길환영 사장, 고여 썩은 물 갈고 개혁에 나서야 한다

'제작 자율성 침해'라는 허울 좋은 구실을 앞세워 제 밥그릇 지키기, 제 식구 감싸기에 여념이 없던 '진품명품' 제작진을 비롯한 PD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에 전문 감정위원이라는 외부인사가 끼어들면서 제작 총 책임자인 TV본부장이 교체되는 등 KBS 내부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는 '진품명품' 사태의 본질은 분명하다. 제작진의 얘기는 그 어떠한 일이라도, 심지어 KBS 사장마저도 담당 PD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이들이 명분으로 내세운 '제작 자율성'이 그들 집단의 기득권을 지키는 '도구'로 전락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비단 ‘진품명품’ 제작진만의 문제가 아니다.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무죄 판결의 전말’ 편의 편파 논란도 그랬고, ‘역사저널 그날’ ‘왕과 왕의 아버지-고종 VS 흥선대원군’ 편의 방송 연기에 ‘제작 자율성 침해’를 외치며 황우섭 KBS 심의실장의 징계를 요구하고 나선 것도 그랬다. 결국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의 고질적 병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감정위원의 KBS 인사권 개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사태

물은 고이면 썩게 마련이다. 이는 비단 물이란 매개체를 통해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장장 18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TV쇼 진품명품' 전문 감정위원이라는 타이틀로 '신뢰성'을 담보했던 감정위원들 역시 ‘고인 물의 함정’에서 비껴났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번 감정위원들의 TV 본부장 협박사태는 MC 교체를 요구하는 PD 집단과의 유착관계 의혹을 의심하게 만들며, 이들 감정위원 역시 고인 물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KBS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PD들이 방송 출연을 볼모로 감정위원들을 조종하고 있다”며 “돈을 줬는지 도자기를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PD와 감정위원 간 유착관계에 대한 심증적 의심이 가득한 상태”라고 말했다.

진품명품 사태 혼란의 주역 장성환 전 TV본부장 ‘일 벌이고 책임은 남에게 떠넘겨’

본부장이란 직책은 해당 부서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을 책임지는 자리이다. 하지만 장성환 전 TV 본부장은 이번 '진품명품'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려는 노력은커녕 감정위원이라는 고정패널의 어이없는 협박에 준하는 요구에 굴복하여 '진품명품'에 투입된 지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은 중진 MC의 교체를 약속해주고 말았다. 그리고는 이에 대한 뒷감당은 무책임하게 백항규 교양국장과 김흥수 아나운서실장에게 떠넘기듯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전언에 의하면 장 전 본부장은 KBS 내부에서 '임기응변에 능하고 줏대 없는 인물'이란 평가가 많다. 그는 TV본부장 자리에서 쫓겨나기 몇 시간 전인 오후 5시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조차 “담당국장이 알아서 잘 할 것” “잘 해결될 것” 등으로 말하면서 확실한 답변은 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실수를 부하 직원에게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책임져야 할 자리에 오른 인사의 무책임한 행보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사태 해결을 위해선 姑息之計(고식지계)하지 말아야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진정 '진품명품' 사태의 해결을 원한다면 편한 것만 찾고, 겉으로 드러난 상처에 약만 바를 것이 아니라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문제를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함은 당연지사다.

기자는 이번에 또 불거진 진품명품 사태 해결을 위해서 감정위원들에 대한 분명한 거취 결정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이 송해 선생님을 자르라고 담당 본부장을 협박한 것과 유사한 이번 사태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감정위원들에 대해 KBS가 조치하지 않고서는 진품명품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특정 감정위원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KBS에 십수년 출연하면서 쌓은 명성으로 이득을 얻은 사람이 KBS에 해를 끼치는 이러한 부적절한 언동을 보인 것에 KBS 직원들 상당수가 불쾌해하고 분노했다는 뒷얘기도 나오고 있다.

KBS는 사내 법규에 따라 부적절한 행위를 한 직원들을 원칙에 의해 징계하고 있다. 외부패널에게 분명한 문제가 드러났는데 직원들도 징계하는 KBS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古(고)미술분야, 그중에서도 도자기분야는 의욕과 열정, 전문성을 겸비한 다른 전문 감정인들이 넘치는 게 현실이다. 신진들의 참여는 'TV쇼 진품명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오랫동안 ‘고인 물’이 돼 버린 감정위원을 물갈이 하자는 여론이 KBS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KBS가 기득권 철밥통 노조의 한 사례로 공기업 개혁 도마에 올라있는데 외부 패널의 문제까지 떠안고 간다면 비판 여론을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KBS 길환영 사장의 분명한 방향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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