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만4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해남읍에 농협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기존 중ㆍ소마트는 물론 읍내 상가와 매일시장은 장사가 안된다며 아우성이다.
이들 도시형 마트의 입점은 소비자들의 선택의 기회가 넓어졌지만, 읍내 마트와 상가 및 매일시장 상인들은 장사가 안 돼 일부는 문을 닫는 등 위기감에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31일 오후에 해남읍 매일시장의 풍경, 상인들을 만나 현재 장사가 잘되느냐의 물음에 힘들다는 푸념 외에 희망적인 목소리는 단 한마디 들리지 않았다. 일요일 오후이기는 하지만 시장을 찾는 사람을 보기 어려웠다. 시장상인들은 매일 시장이 매일같이 사람이 없어 장사가 안 돼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말경 해남군축협과 해남농협이 일제히 대형 하나로 마트를 오픈하면서 매일시장 매출이 급감해 영세한 시장상인들의 표정은 굳어만 가고 있다. 매일시장에서 10년째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김종남(68세)씨는 다행히 “반찬가게를 하고 있어 찾는 단골 때문에 매출에 큰 변화는 없지만 아무래도 예전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형마트 오픈이후 가장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곳은 1백여 점포 중 닭과 식육을 판매하는 곳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귀뜸 했다. 이는 축협과 농협의 대형마트에서 시장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H 모씨는 “두 농협마트에서 회와 낙지 등 해산물까지 취급하는 바람에 매출이 90% 급감해 가게를 닫아야 할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주변 상인들은 “다른 업종도 예전에 비해 약 40%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고 입을 모았다.
매일시장 내에는 하천 옆 45개의 패널점포(2×1.6m)와 시장안쪽에 약 40여개 점포, 개인상가건물 임대점포 20여개, 다솜유통 앞과 옆으로 채소며 해산물을 파는 상인 등 모두 120여명이 매일 장사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수산물, 채소류, 과일, 식육점, 떡집, 반찬가게, 건어물 및 약초가게, 식당 등 10종에 이른다. 하천 옆 45개의 패널점포 중 떡복이, 순대집에는 그나마 사람들이 찾고 있어 매일시장처럼 보일 정도이고 시장은 한산하기만 했다. 몇몇 가게는 찾는 손님이 없어 아예 주인은 낮잠 중이었다. 지금 이 상태라면 10년 후 매일시장은 기능상실로 존폐를 논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밖에서는 재래시장보다 더 좋은 환경의 대형마켓이 계속해서 확장해 경쟁력을 높여가는데 매일시장은 온갖 전기줄이 얼기설기 엉켜 있고 시장바닥은 질퍽한 물기와 역한냄새 등이 풍겨 낡고 비위생적이었다.
단지 산지에서 갓 올라온 싱싱한 해산물과, 덤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의 정서가 담겨 있는 장소일 뿐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세우기가 힘들어 보였다. 해남매일시장 입구는 모두 개인상가 건물로 재래시장개발의 가장 민감하고 난감한 점을 안고 있다. 예전에 매일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이전도 거론됐지만 인근 개인건물주들의 반발에 무산된바 있다.
매년 읍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소비인구가 줄어들면 소비시장도 위축된다. 소비자들의 충족욕구와 달리 뒤떨어진 시장 환경은 상인들의 경기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와 달리 지난해 개장한 대형마트는 쾌적한 환경의 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상품, 신선함, 위생, 등에서 재래시장과의 차별화를 보이며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그렇게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이끌어가는 환경이 해남매일시장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성으로 진행 될 따름이다. 그럼에도 시장상인협회, 해남군은 아직 아무런 답들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해남매일시장은 구매할 수있는 품종이 그렇게 많지 않다. 선택의 폭이 적고 변화를 쫒아가지 못한 옛 모습 그대로 이다. 경쟁력에서 모두 뒤떨어져 이래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시대는 변하며 융복합의 다양성이 속도전처럼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이곳만 20세기다. 변화가 필요한데 행정도 뒤따라 주지 못하고 있다. 1백여 명의 영세 상인들도 문제지만 매일시장이 기능을 잃게 되면 주변상가들도 함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이제는 매일시장의 이전을 심각히 고려해야 할 시기다. 매일시장은 앞으로 십년을 내다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구 감소와 소비자의 소비욕구는 매일시장의 조건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논하기 어렵게 되가고 있다. 자본의 속성상 대형화의 추세에 영세와 소규모는 예견된 수순의 몰락일수 밖에 없다. 빛과 그림자 처럼 대형자본의 시장 지배구조에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이 있어 좋은 반면, 지역상권의 침체기를 앞당기는 양면적 불행은 있다.
결국 경쟁이라는 시장논리는 냉정하지만 약자들이 내성을 키우는 기회일 수 있다. 때문에 지금 매일시장상인들의 처지는 매우 우려되지만 지금의 위기를 계기로 재 도약할 수 있는 대안을 해남군이 찾아야 한다. 지역경제의 건강성을 위해서라도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줘야 한다. 작은 관점에서 본다면 매일시장 상권 활성화이지만 자꾸 힘없는 상인들이 경쟁에서 밀리면 그 가족과 읍내 중심지는 공동화 현상이 가속되고 해남군은 정책 부재에 따른 무능으로 지탄을 받게 된다.
재래시장 현대화는 해남군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사안인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시도가 너무 늦다. 재래시장현대화를 위해 매일시장 기능을 할 수 있는 적지는 고도리 5일 시장개발이 가장 적합한 부지다. 고도리는 매일시장의 기능을 충족시켜줄 부지로 확장가능성까지 갖추고 있다. 고도리부지 외 타 부지로 이전하게 되면 투자비용이 더 소요된다.
고도리는, 군의 재정여건과 투자의 효율성, 매일시장과의 연계성, 주변상가들의 위측성을 고려할 때 오히려 보완적인 위치로 가장 좋은 장소로 여겨진다. 또한 기존의 부지가 5일장으로 83년째 명맥을 이어온 전남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장이다.
농ㆍ수ㆍ축ㆍ임ㆍ공산품 등 대한민국에서 생산된 모든 상품이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국적인 명물시장이다.해남군은 죽어가는 매일시장 회생과 상인들의 생계,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매일시장이전에 대해 이제는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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