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김용철 이사가 이른바 ‘김현희 가짜설’과 관련해 정연주 전 KBS 사장 등과 함께 성호 스님으로부터 고발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 이사는 MBC 전무이사로 재직 중이던 2003년 방영된 ‘MBC PD수첩’ <16년간의 기록, KAL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 편의 공범으로 지목되어 지난 2월 초 성호 스님으로부터 당시 MBC 부사장과 보도본부장, 노조 등과 함께 일반 이적죄 및 국가보안법 등 위반혐의로 고발당했다.
성호 스님은 앞서 1월엔 “1987년 발생한 KAL 858기 폭파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김현희 씨가 조작된 인물일 수 있다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국가적 혼란을 부추겼다”며 KBS·MBC·SBS 사장과 PD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고발된 이들은 정 전 사장을 비롯하여 이긍희 전 MBC 사장, 송도균 전 SBS 사장, 최진용 제주 MBC 사장, 류지열 전 KBS PD, 윤석만 전 SBS PD 등이다. 김용철 이사 등은 추가 고발된 것이다.
김 이사는 현재 야당 추천 이사 및 여당 추천 김충일 이사 등과 함께 방문진 김재우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사회 회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로 인해 방문진이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에 빠지는 등 신임 사무총장 선임, MBC 결산 보고 등 주요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김현희는 대한민국이 만들어 낸 가짜라는 방송을 만드는 등 노무현 정권 당시 최문순 사장과 함께 좌 편향된 MBC를 이끌던 김용철 씨가 어떻게 여당추천으로 방문진 이사가 됐는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지금도 야당 추천 이사들과 함께 방문진 업무보다는 김재우 이사장 몰아내기와 같은 정치투쟁에 나서고 있다. 김 이사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공정방송을 위한 시민연대’ 김동주 대표(‘월간 박정희’ 발행인)는 “만약 김용철 이사가 ‘김현희 가짜설’에 동조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사실이라면 여당의 추천 자체가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자신의 입신을 위해 과거 좌파 정권에 줄을 섰던 사람들이 박 정권 출범 후 우파를 표방하고 있다”며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MBC 고위간부직을 차지했던 인물들이 이제 와서 우파인 척하는데 이런 이념 없는 기회주의자들에게 속아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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