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미디어워치 17호 기사입니다.
미국인으로 밝혀진 박경신 고려대 법학과 교수에 대해 그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 추천한 창조한국당 측에서는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박교수가 공익법센터 소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참여연대 측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병무청은 그의 병역 면제 사유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는 통보를 한 뒤 역시 묵묵부답이다. 법무부의 출입국 기획과 안석규 사무관은 박교수 관련 취재를 하는 독립신문에 대해 “남의 사생활을 캐지 말라”며 면박을 주기까지 했다. 이에 본지는 과연 한국국적을 버리고 미국시민이 되는 과정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국적 포기형 미국인이 한국 사회의 법과 제도를 논의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았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려면 먼저 영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영주권은 아무나 신청할 수 없다. 미화 50만달러 이상 투자하여 투자 이민을 가던지,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와 결혼하던지, 미국에 거주하는 시민권자로부터 초청을 받던지, 4년제 대학을 졸업하여 전공과 같은 분야로 취업을 하여 해당 회사로부터 취업 이민 스폰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영주권을 획득하고 5년 이상 거주하게 되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한 자격 시험을 볼 수 있다. 자격시험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로 구성된다.
미국 시민권 자격시험 문제, “미국의 적국은 어느 나라입니까?”
* What color are the stars on our flag? (미국 국기에 있는 별들은 무슨 색입니까?)
* What do we celebrate on the 4th of July? (7월 4일은 무슨 날입니까?)
* Independence Day celebrates independence from whom? (미국은 어떤 나라로 부터 독립을 했습니까? )
* Name the highest part of the Judiciary Branch of our Government? (미국 정부의 가장 높은 사법부 이름은 무엇입니까?)
* Who is the Chief Justice of the Supreme Court? 현재 대법원장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What were the (13) original states? (미국 최초의 13개 식민지 주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Name some countries that were our enemies during World War II?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어느 나라들이 미국의 적국이었습니까?
* Why did the Pilgrims come to America? (왜 청교도들이 미국에 왔습니까?)
미국 시민권자, 전쟁 발생시 미국을 위해 총을 들어야
이렇게 미국의 법과 제도 그리고 역사 등에 대한 상식적 질문에 답을 하게 된다. 이러한 시험에 합격한 자는 다음과 같은 충성 서약문을 낭독하며 선서를 해야 한다.
“나는 외국의 군주, 주권자, 국가, 독립국 등에 대해 시민으로서의 일체의 충성 및 충절을
절대적, 전적으로 부인하고 포기하여, 국내외의 모든 적으로부터 미합중국의 헌법과 법률을
옹호하고 준수하며, 이에 대한 진정한 믿음과 충성을 가지며, 법이 요구할 때는 미합중국을 위하여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것이며, 법이 요구할 때는 미국 군대에서의 비전투 임무를 기꺼이 수행할 것이며, 법이 요구할 때는 민간인의 지시 하에 국가적인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주저함이 없이 또한 회피할 의도없이 자유로이 이런한 의무를 다하기로 이에 서약하는 바이니, 신이여 나를 도우소서“
여기서 문제가 되는 내용은 “미합중국을 위하여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것이며, 법이 요구할 때는 미국 군대에서의 비전투 임무를 기꺼이 수행할 것”이라는 대목이다. 미국이 전쟁을 벌일 때, 미국 시민권자는 미국을 위하여 전쟁을 돕겠다는 충성 서약을 해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 때 미 대사관에서 박경신 교수에게 전쟁을 도우라면 명하면 박교수는 미국의 편에서 미국 전쟁을 수행하게 된다.
이 때문에 외국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으면서 그 국가에 충성 서약을 한다거나 미국에 반역행위를 하게 되면 시민권을 박탈하게 된다. 현재 박경신 교수는 공개 인터뷰를 통해 “조국에 오려고 했더니 미국 국적이 없으면 군대 가야 한다네요. 어쩔 수 없이 땄습니다"라고 밝혔기 때문에 미국 시민이 되기 위한 충성서약을 어긴 셈이 된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박교수는 거짓 충성을 하여 미국 시민권을 오직 병역 면제만을 위해 취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교수는 미국에서 바로 비자와 영주권, 시민권을 획득해주는 이른바 이민 변호사로서 영업활동을 해왔다. 그가 국내에 귀국한 뒤 2002년 동아일보에 기고한 칼럼 역시 ‘美 비자 횡포 이제 그만’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비자를 잘 내주지 않는 점을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나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경신, "돈없고 빽없는 사람은 한국에서 살 수 없다“
“문득 미국에서 대학교 다닐 때의 단상이 떠오른다. 미국에서 타민족과 가장 잘 융합하지 못하고 우월의식에 휩싸여 몰려다니던 사람들은 백인들이 아니었다. 한국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모아서 ‘자랑스러운’ 한인학생회장을 하고 다니며 미국 욕을 참 많이도 하고 다녔다. 그러나 이제 한국에 있는 나에게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나라다”
또한 2006년도 한겨레신문에 한국에서 빽없고 돈없는 사람은 살 수가 없어 이민률이 증가한다며 다음과 같이 한국을 비판했다.
“한국 사회를 돌아볼 때 기업의 관점에서 보든 서민의 관점에서 보든 가장 살기 답답한 이유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입니다. 돈도 없고 "빽"도 없고 특별히 내세울 능력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 아무런 편법 쓰지 않고 상식대로 살다 보면 계속 크고 작은 손해를 보다가 나중에는 경쟁의 저 뒤편에 팽개쳐진 자신을 발견하기 일쑤입니다. 사회 곳곳에 상식적이지 않은 제도들이 도사리고 있으면서 사람들 사이의 상식적인 거래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절대다수가 사정을 듣고 보면 "비상식적이다"라고 동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명제들을 나열할 수 있습니다”
박교수와 미디어위 활동을 함께 한 강길모 미디어발전국민연합 대표는 “미국을 위해 전쟁을 수행하겠다고 충성서약한 사람이 한국에 돌아와서는 조국을 위해 일하겠다며 군대 빠지려 미국시민권을 획득했다고 털어놓으며, 끊임없이 대한민국을 비난하고 비하하며, 그의 조국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엄청난 수준의 명예를 훼손한 MBC PD수첩을 옹호하고 다니는 그의 행적으로 볼 때, 도저히 대한민국과 미국 양측에서 책임있는 지식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교수는 병역 면제를 위한 국적 포기건이 논란이 되는 와중에도 OBS토론에 참여하고 K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여전히 미국이 아닌 한국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 미발연 측은 “박교수, 창조한국당, 참여연대 측이 배째라 식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병무청, 법무부 미 대사관 등에 공식적으로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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