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28일 평양에서 진행된 성화봉송 행사는 순조롭다는 말을 붙이는 것 자체가 어색할 정도로 열광적인 환영 속에서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됐다.
특히 다른 도시에서 진행된 성화봉송은 경찰의 철통같은 2, 3중 경호 속에 이뤄진 반면 평양 성화봉송은 각 주자마다 6명 정도의 호위대들만이 붙어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 이날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부터 평양 주체사상탑에서 열린 성화 출발행사에는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따로 축사나 연설을 하지 않았지만 참석 자체만으로 행사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김 상임위원장은 박병종 평양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넘겨받고는 잠시 성화봉을 응시한 뒤에 첫번째 주자인 런던월드컵 8강의 주역 박두익에게 성화를 넘겨줬다.
○... 평양 성화봉송 행사에서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낸 인물은 다름 아닌 류샤오밍(劉曉明) 북한 주재 중국대사였다.
류 대사는 이날 새벽 0시38분 인천에서 성화를 싣고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성화를 비행기 트랩에 올라가 직접 맞았던 장본인으로 오전 10시에 시작된 출발행사에서는 중국측을 대표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성화가 주체사상탑을 출발하자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우의탑으로 이동한 뒤 북한 성화주자로부터 성화를 넘겨 받아 봉송로를 내달렸다.
○... 이날 주체사상탑에 운집한 1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각자 손에 들고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는 데 사용한 인공기, 오성홍기, 베이징올림픽기로 구성된 3종 세트는 중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대북소식통은 "깃발 세트는 이번 성화봉송 행사를 앞두고 중국에서 주문 제작돼 북한으로 들여간 것으로 총 1만세트가 배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깃발 세트는 이날 새벽 평양에 도착하는 성화를 맞이하러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평양 순안국제공항으로 환영을 나온 평양시민, 중국 유학생과 기업인, 화교 등에도 배포돼 유용하게 사용됐다.
성화봉송로 주변으로 환영을 나온 평양시민들은 북한에서 통상 '꽃보라'로 부르는 꽃다발을 흔들며 성화주자들을 응원했다.
○... 중국의 CCTV와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이날 평양 성화봉송 진행 과정을 수시로 보도하며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CCTV는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로 주체사상탑 현장을 연결해 행사장 모습을 방영했으며 오전 11시와 12시 뉴스에서도 평양 현지에 있는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주요 뉴스로 전했다.
신화통신도 수시로 속보를 내보내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한 출발행사와 성화봉송 진행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25분 현재까지 종점인 김일성경기장에 도착한 장면은 오후 4시30분까지 방영되지 않았다.
phillife@yna.co.kr
blog.yna.co.kr/phillife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