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시범, 한-폴 아마추어 친선경기 열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 미국 시카고의 축구장에 "대~한민국"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26일(현지 시간) 시카고 교외의 브리지뷰에 위치한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카고 파이어의 홈구장인 도요타 파크에서는 한국 관광공사 시카고 지사가 개최한 한국의 날 행사인 '2008 코리아 스파클링 나이트' 가 마련됐다.
파이어의 홈구장에서 코리아 스파클링 나이트 행사가 펼쳐진 것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번째로, 국기원 시범단의 태권도 시범을 중심으로 한인보다 타인종 태권도 수련생과 부모 등이 더 많이 참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행사에서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두드러졌다.
이날 시카고 지역의 토털 피트니스인 밸리(Bally)의 TMA(Total Martial Arts: 종합무술) 사범들은 시카고 파이어의 콜로라도 래피즈와의 홈경기 전 B 게이트 부근에서 격파 시범을 실시한 데 이어 하프타임에는 대련과 품새 등을 선보여 파이어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경기 후반전에는 한인들이 모여앉은 관중석에서 대형 태극기가 펼쳐져 관중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파이어의 경기 후 밤 10시부터 한시간에 걸쳐 시카고 한인 축구대표팀과 시카고 폴란드인 아마추어 축구클럽의 친선경기가 펼쳐져 관심을 모았다.
파이어 구단측은 "소수민족의 아마추어팀이 도요타 파크에서 경기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MLS 전체에서도 전례가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강한 바람 속에 체감온도가 섭씨 0도 가까이 떨어진 속에서도 두터운 겨울 외투와 담요 등으로 무장한 한인들은 사물놀이의 장단에 맞춰 파이어의 홈경기부터 한-폴 친선경기까지 열성적인 응원을 펼쳤다.
가족단위로 도요타 파크를 찾은 대부분의 한인들은 "파이어 경기보다 사실 친선경기에 더 관심이 간다" 며 "상대인 폴란드팀이 강하다고 들었지만 시카고 한인축구대표팀이 열심히 싸워 승리할 것" 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60년 이상의 역사 속에 수차례 내셔널 챔피언에 올랐고 올해도 미국아마추어축구연맹 스테이트컵 결승에 진출하는 등 미국 내 폴란드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축구 강팀으로 군림하며 프로에 가까운 기량을 자랑하는 시카고의 폴란드 축구클럽 AAC 이글스는 이날 경기에서 강한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시카고 한인축구대표팀에게 3 : 0 의 완승을 거뒀다.
1998년에 이민 왔다는 권순연(22)씨는 "한인대표팀이 져서 아쉽지만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한인들이 모여 목청껏 '대~한민국' 을 외치며 응원전을 펼치는 단합된 모습을 보니 정말 좋다. 친선경기를 시작하며 전광판에 태극기가 비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가슴이 뭉클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또한 AAC 이글스측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인들의 응원과 축구 열정은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 시카고 지사의 조덕현 지사장은 "태권도 수련생과 함께 시카고 한인회와 재미 대한 시카고 체육회의 도움 속에 800 여명의 한인들이 도요타 파크를 찾아 주류사회와 시카고 한인사회가 융합되는 행사가 됐다" 며 "앞으로도 이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 미국 사회에 한국과 한국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라고 밝혔다.
kwchri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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