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美는 핵확산 문제시 자격없다" 간접 대응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미 백악관이 북한과 시리아간 핵협력 의혹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북한 당국이나 언론매체들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7일 "미국이...다른 나라들에 핵물질을 넘겨주거나 그것을 생산하도록 적극 도와주고 있다"며 "미국은 핵과 관련해 그 누구를 비난하고 문제시할 자격도, 체면도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진짜 플루토니움(플루토늄)의 위험국은 미국이다' 제하 글에서 "미국은 그 누구의 '핵의혹'이요, '핵비밀 절취'요, '핵위협'이요 뭐요 하면서 남에게 '핵범인'의 감투를 씌우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문은 "오늘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핵위협과 전파는 미국의 부당한 핵정책에 기인"하고 있고 "그것은 플루토늄 문제를 놓고서도 잘 알 수 있다"면서 "미국은 겉으로는 플루토늄 '축감'을 표방하면서도 그것을 계속 생산.저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미국에서 현 행정부가 등장해서부터 플루토늄 생산과 저축 책동은 더욱 노골화됐다"면서 "현 미 행정부가 1기 집권 때부터 핵탄두용 플루토늄 신관 생산공장을 새로 건설하기로 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미국이 오래 전부터 고농축 우라니움(우라늄)의 많은 양을 이스라엘에 넘겨준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이것도 모자라 이스라엘과 농축우라늄 제공에 관한 협정까지 체결"했으며, "일본이 플루토늄을 대량 저축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묵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시리아와 핵협력 의혹이 증폭되는 데 대해 이 의혹이 "우리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었다.
북한의 핵신고관련 논란 중에 나온 당시 담화는 "미국측은 '시리아와의 핵협조 의혹'을 처음 들고 나올 때에도 시리아의 해당 대상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괴되어 이 문제는 더 해명할 필요도 없게 되었으니 그저 핵전파를 하지 않는다는 조선측의 공약을 재확인 해주면 되겠다고 요청했다"면서 "이 '의혹' 역시 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10.3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한 진지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 요청도 대범하게 들어줬다"고 말했었다.
이후 북한 언론매체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난 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김일성 주석의 96회 생일(4.15) 기념 축하 전문에서 양국간 친선을 강조한 것을 이틀 뒤인 9일 상세히 보도하는 등 북한과 시리아간 친선.협력관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미 백악관의 핵협력 의혹에 대한 발표에 북한 당국과 매체가 침묵하는 것에 대해, 북한이 본디 즉각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조만간 지난달 외무성 대변인 담화 수준의 반응을 보일 것이라거나, 북한이 미 백악관의 발표를 '싱가포르 합의' 이행의 불가피한 절차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ks@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