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단체에 장소 빌려줘" vs. "사안에 따라 연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의 대의원대회가 최근 한양대에서 치러진 걸 두고 재학생들이 편을 갈라 다투고 있다.
한총련이 단순한 이적단체라는 시각과 대학생들의 권리를 신장하고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운동조직으로서 사안에 따라 연대할 수 있는 단체라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8일 한양대에 따르면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활동하는 재학생 20여명은 총학생회가 한총련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어기고 대의원대회 장소를 빌려줬다며 이를 규탄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비대위 박종경(27.경제금융학부)씨는 "총학이 스스로 내세운 공약을 뒤집고 학생들 몰래 이적단체인 한총련에 장소를 빌려준 건 학생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권중도 총학생회장은 이에 대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어야 하는 게 원칙이라는 부분에서는 사과한다"며 "한총련이 급한 요청이 들어온 상태에서 학생운동 단체의 건설과 관련한 문제라고 생각해 연대 차원에서 이를 허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2003년 한양대 총학생회가 한총련을 탈퇴한 뒤 총학 차원의 공식활동은 없었고 회비납부 등 의무를 진 적도 없었다. 하지만 한총련이라는 학생운동조직은 여전히 대학생의 권리를 신장하고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단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연대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총련은 지난 달 28일 대의원대회를 덕성여대에서 열기로 했으나 거절당해 이틀 전에 한양대 총학과 급하게 접촉해 장소를 빌렸다.
한총련은 대의원대회 이틀 전까지도 개최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겨우 대회를 치렀지만 의장을 선출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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