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용관기자][[Car & Life]그랜드 스타렉스 HVX 프리미엄]
미니버스는 푸근한 우리 인생사를 담고 있다.
쫑알거리는 유치원 아이들의 스쿨버스, 학원 수업에 지쳐 돌아오는 옆집 고3 학생의 학원 차량, 모처럼 만난 친척들이 함께 모여 떠나는 유쾌한 나들이용, 동네 자영업자 김씨가 납품처로 떠나는 화물 운송용 등 미니버스는 우리 일상사를 담은 차다.
그런 점에서 미니버스는 화려한 디자인이나 고성능보다는 다양한 목적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 경주에서 시승한 현대차의 '그랜드 스타렉스'는 이러한 미니버스의 목적을 그대로 만족시키고 있다. 이 차는 현대차가 10년만에 내놓은 미니버스 '스타렉스'의 후속 모델.
현대차의 내구성과 품질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폴크스바겐, 르노, 벤츠 등의 미니밴과 경쟁할 수출 전략 차종으로 개발됐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기존 스타렉스의 좌석은 2~4열 탑승자들이 편안한 자세를 취하기엔 모자랐던 게 사실. 특히 기존 모델은 승객 개인별 공간이 구분되지 않아 코너링 시 한쪽으로 몰리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그랜드 스타렉스는 좌우에 큰 시트를 놓고, 가운데 통로에 보조좌석 형태의 작은 의자를 놓아 어른들이 앉기에 충분히 널찍했다.
특히 휠베이스(윤거)가 기존모델보다 120mm 늘어난 3200mm에 달해 널찍한 좌석 공간을 마련했다. 덕분에 좁은 공간과 낮은 등받이로 인해 어린 아이들만 태우던 4열도 어른들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좌석 변환을 통한 공간 활용도도 뛰어났다. 롱슬라이딩 기능을 적용해 2/3/4열 시트를 맨 앞으로 최대한 몰아 화물 적재 모드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 플랫 모드로 변환하면 침대와 같이 평평한 실내구조도 연출이 가능하다. 물론 기존 모델처럼 2, 3열이 서로 마주보는 형태도 가능하다. 뒷문도 슬라이딩형 도어로 만들어 타고 내리기 편리하다.
전체적인 외관은 기존 모델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기존 모델이 밋밋한 박스형이었다면 '그랜드 스타렉스'는 좋은 수트를 차려입은 듯 세련돼졌다. 전체적으로 폭을 100mm 넓히고 높이는 45mm 낮춰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높였다.
주행을 위해 운전석에 앉았다. 시승한 차량은 차체자세 제어장치(VDC)에 듀얼 선루프까지 장착된 최고급 사양. 듀얼 선루프 때문에 개방감이 크게 느껴진다. 오디오, 에어컨 등이 센터페시아에 일체형으로 들어가 단정해 보인다. 변속기가 바닥에서 센터콘솔로 올라간 것도 특이하다.
시동을 걸었다. 디젤차지만 생각보다 조용하다. 진동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을 개발하면서 현대차의 차 만드는 실력이 확실히 한단계 올라선 느낌이다.
7번 국도를 타고 울산공항에서 경주로 출발.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나간다. 최신 2세대 커먼레인 VGT 시스템을 적용해 순간 가속력이 예상보다 뛰어났다. 오른발에 힘을 가하자 rpm 바늘이 레드존을 때리며 앞차를 순식간에 추월했다.
적당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울퉁불퉁한 도로의 거친 질감을 기분 좋은 받아들인다. 다만 코너길을 돌아나갈 때는 다소 차가 울렁거리는 느낌이 썩 좋지는 않다.
시속 160km까지 달렸지만 디젤차 특유의 힘 때문에 힘들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 미니버스인 점을 감안할 때 최고 속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듯.
'그랜드 스타렉스'에 장착된 엔진은 유로Ⅳ를 만족하는 2497cc 2세대 커먼레일 VGT디젤 엔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174마력, 41kg·m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각각 20%, 24% 개선됐다.
전체적인 사이즈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6% 정도 좋아졌다. 게다가 배기가스는 절반으로 줄였다. 리터당 10.5km에 달하는 연비도 만족스럽다.
이와 함께 VDC, ABS, 듀얼 에어백, 충돌안전 시스템, 듀얼 슬라이딩 도어, 듀얼 썬루프, 6가지 컬러의 LED 룸램프 등 다양한 안전·편의장치를 갖췄다.
'그랜드 스타렉스'의 판매가격은 12인승 CVX 밸류 1885만원, 11인승 CVX 럭셔리 2025만원, 11인승 HVX 프리미엄 2255만원, 3인승 밴 CVX 밸류 1695만원, 5인승 밴 CVX 밸류 1735만원(이상 수동변속기, 에어컨 기본적용, 5단 자동변속기 적용시 150만원 추가)이다.
김용관기자 kykwa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