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뉴욕=유승호특파원][美1분기 노동비용 예상보다 3배 증가, 금리 부담]
뉴욕 주가가 이틀째 큰 폭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129포인트(0.95%)나 하락했다.
미국의 1분기 노동비용이 월가 예상보다 세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전날 금리가 연 5%에 진입한데 이어 인플레이션 지표마저 악화되자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줄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29.79 포인트(0.95%) 하락한 1만3465.67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150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나스닥지수(그래프)는 24.05 포인트(0.92%) 하락한 2587.18, S&P 500은 13.57 포인트(0.89%) 하락한 1517.38을 각각 기록했다
◇ 소비재, 철도,주택주 약세
다우 30개 종목 가운데 27개가 하락했다. 엑손모빌(0.69%↓), IBM(2.5%↓), 시스코(2.0%↓), 홈데포(1.3%↓)가 큰폭 하락했고 듀퐁이 2% 하락,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철도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UBS AG가 유니언 퍼시픽, 버링톤 노던 산타페에 대한 수익 전망을 낮췄다. 유니언 퍼시픽 주가는 2.24% 하락했다.
주택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올해 주택 판매 및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 톨 브라더스가 1.5% 하락한 것을 비롯 KB홈, 호브나니언도 각각 2.7%, 2.5% 하락했다.
로스앤젤레스 소매업체인 게스는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조정한 데 힘입어 3.9% 상승했다.
◇ M&A 재료는 여전
온라인 증권사 TD 아메리트레이드는 인수합병 재료로 3.8% 상승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2개 헤지펀드가 TD 아메리트레이드에 인수회사를 물색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미국 최대 온라인 증권사 찰스 슈왑은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홀 푸드 마켓은 인수.합병(M&A) 작업에 제동이 걸려 3.0% 하락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홀 푸드 마켓과 와일드 오츠의 합병에 대해 법원에 제소키고 했다고 이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홀 푸드 마켓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연방거래위원회의 제소 결정은 반스 & 노블즈와 보더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보더스의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보더스의 주가는 4.5% 하락했다.
◇ 1분기 노동비용 1.8% 상승..인플레 압력 가중
미국 노동부는 지난 1분기 노동비용이 1.8%(연율) 상승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추정치 0.6%보다 세배 높았다.
같은 기간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연율)은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월가 전문가들은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과 노동비용이 각각 1.1%, 1.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노동 비용은 인플레이션을 압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다.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생산 비용에서 노동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장 주시하는 비금융부문 노동비용은 4.1% 상승, 이전 4분기 평균인 3%를 웃돌았다.
한편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브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 ECB, 기준금리 4%로 0.25%p 인상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도 투자심리 악화에 한몫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기준금리를 4%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유로 존의 기준금리는 2001년 8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ECB의 이번 결정은 유로 존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쟝 트리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 존 경제의 성장속도에 비해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 지역의 긍정적 경제 환경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 인상은 여전히 수용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중기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적절한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엔화 강세…日금리 1%대 진입 : 미 동부시간 오후 3시30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121.05엔을 기록, 전날(121.40엔)보다 0.35엔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3505달러를 기록, 전날(1.3523달러)보다 0.18달러 하락했다.
엔/유로 환율은 163.48엔을 기록, 전날(164.16엔)보다 0.68엔 하락했다.
장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미지근한 발언 때문에 유로화 가치가 하락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유로 기준금리를 연 4%로 인상한 뒤 기자회견에서 "올 중반기 가격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확고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CB가 연내 2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기대해왔던 외환시장은 실망했다. 트리셰 총재의 발언이 4분기에나 가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보이자 엔케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일본 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여만에 1%위로 올라가 엔화 강세를 부채질했다.
▶美금리 하락…다시 5% 아래로 : 미 동부시간 오후 3시30분 현재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0.020% 포인트 하락한 연 4.97%를 기록했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46% 포인트 떨어진 연 4.95%를 기록했다.
전날 금리가 연 5%로 진입한데 대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주식시장이 이틀째 약세를 보이면서 채권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WTI) 상승 :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35센트(0.5%) 상승한 배럴 당 65.96달러를 기록했다.
터키군 수 천 명이 쿠르드족 반군 추적을 위해 이날 새벽 반군 기지가 있는 이라크 북부 국경 지대를 공격했다는 AP통신 보도로 유가가 상승했다.
압둘라 굴 터키 외무장관은 이를 부인했지만 터키군의 국경 넘어 진입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유가는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증가했다는 미 에너지부의 발표때문이었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 원유 재고가 10만배럴 늘어난 3억422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휘발유 재고는 2억150만배럴로 350만배럴 증가했다. 5주 연속 증가세다. 정제유 재고도 190만배럴 늘어난 1억2230만배럴을 나타냈다.
뉴욕=유승호특파원 sh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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