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1일 "한미FTA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이를 강하게 반대하는 것은 반미감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 강당에서 열린 `반미감정과 한미관계' 특강에서 "반미감정은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작은 한국을 동등하게 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국인들의) 의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의 반미감정은 모스크바의 반미감정과 다르다"며 "한국이 한미동맹뿐 아니라 열강과 맺었던 외교 관계의 역사때문에 생긴 독특한 특성"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EU FTA 반대 시위의 규모가 한미FTA 때보다 작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인들의 한미FTA 반대 의견이 수면 아래 잠자고 있는 반미감정을 의미한다고 단순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미FTA 반대의견이 곧 반미감정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무역이 전세계 어디에서나 논쟁거리이며 한국인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를 위협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특히 한미FTA가 한국이 체결한 FTA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기때문에 그 동안 한국 정부의 보호주의 혜택을 입고 있던 농민과 변호사 등 기득권자들이 강력하게 반응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 한미FTA 지지율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으며 반대 시위도 협상이 진행되면서 점차 줄었던 것은 한국 정부가 한미FTA의 잠재적 혜택을 국민에게 홍보를 잘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소속 연대생 10여명은 강연 20여분 전부터 백양관 계단 위에서 `한미FTA 반대', `대북강경정책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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