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희진기자][삼성전자 '훈이가 누구니' 엔프라니 '90일녀'까지..티저마케팅 붐]
#1 수많은 정자가 난자를 향해 힘차게 달린다. 드디어 정자 하나가 난자를 만나 핵분열이 일어난다. '3월에 SHOW가 시작된다'는 카피가 마지막에 뜬다.
#2 가방을 멘 남자 아이가 고개를 돌린 채 서있다. '훈이가 누구니'라는 광고카피 뿐이다.
#3 흰색 민소매 원피스 차림에 맨발을 한 젊은 여자가 '나는 90일을 삽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강남 대로변에 서 있다.
올들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티저광고들이다.
'실체'를 감추고 궁금증을 자극하는 티저마케팅이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KTF가 지난 2월 3.5세대 이동통신 '쇼' 출시에 앞서 대대적인 티저광고로 장안에 화제를 불러일으킨데 이어 최근 삼성전자와 엔프라니가 잇따라 티저광고를 선보였다.
티저광고는 광고대상을 숨김 채 궁금증을 유발하다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을때 정체를 드러내는 광고기법.
궁금증, 호기심을 자극하는 만큼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데 효과적이라 갈수록 각광을 받고 있다.
◇훈이가 누구니? 90일녀..티저광고 봇물
삼성전자는 올해 11주년을 맞은 '또 하나의 가족' 기업광고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훈이가 누구니'라는 티저광고 기법으로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하나의 가족' 광고는 지난 1997년 4월 시작된 기업광고 캠페인으로 삼성전자는 11주년 기념으로 광고 시리즈 햇수와 같은 11살짜리 훈이를 찾는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홈페이상에 3명의 훈이 캐릭터중 한명을 뽑는 온라인 투표도 벌이고 있다.
화장품 업체 엔프라니도 인터넷상에 '90일녀'로 큰 화제를 낳았던 티저광고의 주인공으로 밝혀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90일녀'는 미모의 여성이 민소매 흰 원피스 차림의 맨발로 '나는 90일을 삽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어 만들어진 별명. 지난 8일 강남역에 처음 등장한 '90일녀'는 각 포털 검색어 1위를 휩쓸며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엔프라니는 자사 인터넷 유통 전용 화장품 브랜드 '메이프레쉬'의 런칭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진행된 퍼포먼스였다고 밝혔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90일녀'의 정체가 엔프라니의 티저광고로 밝혀진 것.
'신선한 천연 화장품'을 기치로 내건 메이프레쉬는 천연 성분의 효능, 효과가 최적으로 유지되는 90일의 짧은 유통 기간을 전면에 내세운 화장품 브랜드.
메이프레쉬의 브랜드 매니저 김봉수 팀장은 "유통 기간 90일'이라는 신선 화장품 메이프레쉬의 차별화 포인트를 널리 알리기 위해 티저광고 '90일녀'를 기획했다"며 "관련 동영상이 삽시간에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TTL, 선영아 사랑해..궁금증을 유발해라
티저광고는 지난 1999년 SK텔레콤이 임은경을 내세워 펼친 'TTL'이 원조격으로 꼽힌다.
이후 2000년 마이클럽닷컴이 '선영아 사랑해'로 유명한 티저광고를 선보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마이클럽닷컴은 길거리 곳곳에 '선영아 사랑해'가 쓰여있는 현수막을 내걸어 일반인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지난 2004년 영화배우 임수정을 기용한 '야후 거기'의 '아저씨, 거기가 열렸어요', 팬택 SKY의 'MUST HAVE' 등도 굵직한 티저광고 사례로 꼽힌다.
티저광고는 하루가 멀다하고 제품 및 서비스가 쏟아지는 시대에 '감춰야 뜬다'는 역발상의 광고로 제품을 인지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자연스러운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광고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의 '반전의 재미'까지 더해지면서 광고효과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지나친 포장의 티저광고는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어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희진기자 be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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