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정부당국이 안이하게 대응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전날 북한이 사거리 100~200km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와 서해 두 곳을 향해 한차례씩 발사했다고 전했다.
국내 언론은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를 함경북도 김책시, 함경남도 신상리, 신포시 등으로 제각각 추정했다. 발사된 미사일 수도 1발, 2~3발 등으로 각각 달랐다.
이처럼 북한 미사일 발사를 놓고 부정확한 정보가 유통된 데는 정부당국의 느림보 식 대응 또는 북한정보 은폐습성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시각은 대략 25일 오전 9시~10시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오후 5시30분께 미사일 발사 정황을 처음 보도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내.외신기자들의 확인 전화가 빗발치자 합동참모본부 명의로 오후 7시께 일본언론 보도 내용을 간접 확인했다. 미사일이 발사된 지 10여 시간이 흐른 뒤였다.
합참은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상황을 우리 군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통상적인 훈련의 일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신보도를 마지못해 확인해 주는 '성의'를 표시했지만 미사일 발사 시각과 장소, 미사일의 종류, 발사 수 등에 관한 정보를 얻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보도자료였다.
이는 미국이 제공한 군사위성 사진을 통해 북한이 함경북도에서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사일 탑재 이동식 차량과 발사 지휘.통신용 기자재와 인원이 이 부근에 집결했다가 철수했다는 일본측 주장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어차피 통상적 훈련으로 판단한 이상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했더라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이 과장되거나 혼란을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국가안보와 직간접으로 관련있는 군사.안보정보를 일본언론이 보도한 뒤에야 접하는 현실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7월 북한이 대포동 2호 등 미사일을 발사해 국제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을 당시에도 일본 언론이 먼저 보도했었다.
안보관련 비정부기구(NGO)의 한 관계자는 "외신을 통한 북한의 과장되고 왜곡된 정보가 그대로 유통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라며 "정부는 북한에 관한 정보를 무조건 감추려는 습성을 버리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다양한 수단을 통해 수집된 첩보사항을 일일이 공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부터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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