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사당국의 17일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화물선 골든로즈호와 충돌사고를 낸 중국 컨테이너선 진성(金盛)호가 다른 배와 부딪쳤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구조조치를 취하지 않은채 현장을 떠났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중국 교통부 해상수색.구조중심 류궁천(劉功臣) 상무부주임 등 해사당국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진성호 선원들은 가벼운 접촉사고 정도인 줄 알고 현장을 떠났으며 입항 후에야 충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진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랴오닝(遼寧)해사국 조사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진성호 선원들은 "두 선박이 스치듯 부딪쳐 가벼운 흠집이 생긴 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입항했고 그런 다음에야 배 앞부분 벌브 등이 약간 손상된 사실을 알았다. 골든로즈호가 침몰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진성호 선원들이 "다른 선박과 충돌한 사실을 모른채 랴오닝성 다롄(大連)시 다야오완(大窯灣)보세항에 입항한 후 선체 일부가 파손된 사실을 알고 해사당국에 신고했다"는 한 선원의 진술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중국 해상수색.구조중심 관계자들은 그러나 선원들과 관리회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사고발생 및 늑장신고 원인이 무엇인지, 진성호가 왜 충돌 사실을 알고도 현장을 이탈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산둥(山東)해사국 조사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진성호 관리회사 산둥루펑(山東魯豊)항운유한공사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이 회사 측이 12일 오전 9시께(이하 중국시간) 골든로즈호 관리회사인 부광해운 측과 연락을 했었다는 사실은 밝혀냈다고 말했다.
산둥루펑 측으로부터 첫 사고신고를 접수한 시간이 오전 11시40분이라는 옌타이(煙臺)해사국의 발표가 맞다면 이 회사는 그로부터 무려 2시간40분이나 지난 뒤 첫 신고를 한 셈이어서 중국의 해상사고 신고 및 신호 체계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상수색.구조중심 관계자들은 모든 국제해역 항해 선박들이 국제협약에 따라 경보장치를 갖추기 때문에 선박이 침몰하더라도 자동으로 부표가 해상에 뜨고 지상의 궤도 수색.구조센터에도 위성신호가 전달되지만 중국 해사당국은 골든로즈호로부터 전혀 그런 신호를 받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연합뉴스) d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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