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진형기자][하이닉스, 20단 MCP 개발..삼성電·엘피다와 어깨 나란히]
반도체를 얇게 여러층으로 쌓는 멀티칩 패키지(MCP) 기록 갱신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16단으로 쌓은 MCP를 개발한데 이어 일본의 엘피타가 지난달말 20단 MCP를 개발했다고 발표하자 이번에는 하이닉스반도체가 6일 같은 20단이지만 한 단의 두께를 더 얇게 만든 기술을 선보였다.
MCP 기술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선도해 왔다. 삼성전자는 1999년 칩 두께를 쌓는 적층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한데 이어 2003년 6층, 2004년 8층, 2005년 10층, 2006년 11월 16층 MCP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칩 적층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세계 D램업계 4위인 일본의 엘피다가 삼성전자보다 4단을 더 쌓은 20단 MCP 개발에 성공하며 삼성전자를 앞질렀고 하이닉스도 이번에 엘피다와 같은 20단 MCP를 선보인 것. 특히 이번에 하이닉스반도체가 개발한 20단 MCP는 업계에서 가장 얇은 2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박형 반도체 칩 20개를 쌓아 1.4mm 두께로 만든 제품이다. 엘피다가 30㎛ 두께로 20단을 쌓은 것에 비해 더 얇게 만든 것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5㎛로 만들었기 때문에 24단까지 쌓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특히 이번 제품 개발에서 기존과 다른 기술들을 선보였다. 우선 지금까지의 적층 기술이 반도체 칩을 일렬 수직으로 쌓는 방식이었지만 계단형 적층 방식을 택해 아래 칩이 위 칩을 지지할 수 있도록 제작, '와이어 본딩'(반도체 칩 내부의 외부연결단자와 반도체 칩 아래에 부착하는 금속 기판을 가느다란 금선으로 연결시켜 주는 것)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량률을 크게 줄였다.
또 대체로 칩 양쪽에서 이루어지는 와이어 본딩 작업을 칩 한쪽에서 할 수 있도록 반도체 내 회로를 재배선 하는 기술, 재배선 된 반도체 칩을 A4 용지 두께의 1/4 수준으로 얇게 만드는 기술,충격을 줄이기 위해 레이저를 이용해 웨이퍼을 자르는 기술, 칩 사이 연결 부위의 두께를 줄일 수 있도록 WBL(Wafer Backside Lamination) 테이프로 접착하는 기술 등도 적용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독자적인 방법으로 최소한의 두께에 최대한의 칩을 적층하는 이번 기술 개발로 MCP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소형화, 고용량화, 다기능화 돼 가는 휴대 전자기기용 메모리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멀티칩 패키지란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쌓아 올려 한 개의 패키지로 만드는 제품이다. 부피를 적게 차지하면서도 데이터 저장 용량을 높일 수 있어 휴대전화 등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누가 더 많은 칩을 JEDEC(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 표준 두께(1.4mm) 내에서 쌓아올릴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이미 20단 적층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이닉스의 이번 제품 개발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다 등이 MCP 기술력에서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형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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